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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외국인 선수를 시즌 중에 계약 해지를 하는 것은 그의 퍼포먼스가 기대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와의 이별이 너무 섭섭해서 고별식을 열었다. 떠나는 선수가 울 수도 있겠지만 함께 했던 국내 선수들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그와의 이별을 슬퍼했다는 점이다.
다른 외국인 선수와 달랐다. 그는 항상 팀을 위했고, 팬들을 위했다. 팀을 위해 자신을 헌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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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켈리는 미국에서 아들이 태어났는데 마운드에서 던지기 위해 출산 휴가를 가지 않겠다고 했다. 당시 KT, 삼성과 함께 1위 다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팀을 위해 아들을 보는 것을 포기했었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은 가족의 경조사가 있을 때 미국으로 휴가를 다녀오는데 아들이 태어나는데 안간 경우는 켈리가 거의 유일했다.
켈리는 지난 2022년 플레이오프에선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리고 사흘을 쉬고 1승2패로 몰린 4차전에 다시 선발 등판하는 투혼을 보였다. 코칭스태프의 요청에 팀을 위해 OK했다. 95개를 던졌는데도 한번도 해보지 못한 사흘 휴식후 등판을 해보기로 했다. 5이닝 동안 2실점의 호투를 했으나 타선이 터지지 않아 패하며 켈리의 투혼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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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사흘 휴식후 4차전에 등판할 뻔했다. 염경엽 감독이 1승1패에서 3차전에 패했다면 4차전에 켈리를 투입할 계획을 하고 있었다고 말을 했었다. 4차전 선발은 김윤식이 내정돼 있었지만 3차전에 패해 1승2패로 몰린다면 김윤식이 큰 부담속에서 던져야 해 4차전도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 켈리도 우승을 위해 OK했었다고. 다행히 오지환의 9회초 극적인 역전 홈런 덕에 3차전을 역전승해 켈리는 5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자신이 꿈에도 그리던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동료들, 팬들과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켈리는 항상 자신과 가족을 성원해주는 한국 팬들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한글 이름 '켈리'를 왼쪽 귀 뒤편에 문신을 새겨 넣어 한국 사랑을 행동으로 옮겼다. 지난 6월 25일 잠실 삼성전서 8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하며 1안타 완봉승을 거둔 뒤 인터뷰를 하며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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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노게임이 되고 켈리와의 이별이 공식화되자 켈리는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동료들도 모두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다. 고별식 때 주장 김현수는 이별의 꽃다발을 주기 위해 나왔다가 그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팀에 헌신한 그에게 보내는 존경의 예우였다. 1군에서 항상 함께 했던 선수들은 물론 자주 볼 수 없었던 김영준도 슬피 우는 모습이었다. 그가 동료들에게 얼마나 잘해줬는지를 알 수 있는 장면이다.
그동안 수많은 외국인 선수와 함께했던 KBO리그에서 좋은 기량에 인성까지 갖춘 선수를 보기란 쉽지 않았다. 켈리는 외국인은 물론, 한국 선수에게도 귀감이 되는 '좋은 사람'이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