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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의 '더 디시전'...왜 마지막 결론은 엘리아스일 수밖에 없었나

김용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07-02 13:04 | 최종수정 2024-07-02 14:24


SSG의 '더 디시전'...왜 마지막 결론은 엘리아스일 수밖에 없었나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SSG와 키움의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SSG 엘리아스.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4.11/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왜 엘리아스일 수밖에 없었을까.

SSG 랜더스의 '더 디시전'이 막을 내렸다.

SSG는 2일 외국인 투수 잔류 최종 결정을 했다. 결론은 엘리아스. 50대50이라던, 우열을 가리기 힘든 팽팽한 구도 속 왜 마지막 결론은 엘리아스였을까.

엘리아스가 복사근을 다친 게 시작점이었다. KBO리그는 올시즌부터 선수 부상 시 극심한 전력 약화를 피하기 위해 단기 대체 외국인 제도를 시행했다. 6주 이상 진단이 나올 시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들 데려올 수 있도록 한 이 제도를 SSG가 처음으로 활용했다.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에서 뛰던 시라카와를 6주 급여 180만엔에 데려왔다.

처음에는 SSG도 큰 기대가 없었을 것이다. 경력, 몸값 등을 고려했을 때 그저 로테이션만 잘 돌아줘도 된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대반전이 일어났다. 기대 이상의 구위와 성적, 야구에 대한 진심과 생활 태도까지 단숨에 리그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SSG의 '더 디시전'...왜 마지막 결론은 엘리아스일 수밖에 없었나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SSG전. SSG 선발투수 시라카와가 투구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6.13/
6주 후 엘리아스가 돌아온다는 전제 하에 시라카와를 잔류시키는 건 어떠냐는 내부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구단 내부에서도 의견이 완전히 '반반'으로 갈렸다고 한다. 심지어 선수단도 타자들은 시라카와에 더 많은 지지를 보냈고, 같은 포지션 투수들은 엘리아스 쪽에 더 많은 표를 보냈다고 한다. 보는 눈에 따라 두 사람에 대한 평가가 극명히 엇갈린 셈이다.

엘리아스는 그래도 그동안 해준 게 있고, 노하우가 있지 않느냐는 점에 점수를 줬다. 다만 36세 많은 나이에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인정했다. 안 그래도 올해 부상이 팀을 힘들게 했는데, 한 번 더 다쳐버리면 회복 불가능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걱정이 있었다.


SSG의 '더 디시전'...왜 마지막 결론은 엘리아스일 수밖에 없었나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이숭용 감독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6.14/
반대로 시라카와쪽은 생갭다 좋은 경기력에 발전 가능성까지 있으며 인기, 마케팅 등 여러 요소가 긍정적이란 평가를 했다. 다만 일본 독립리그에서 5일 로테이션을 돌아본 적이 없고, 시라카와로 완전 교체 시 후반기를 남겨놓고 외국인 교체 카드를 모두 소모하는 모험수를 두기엔 부담감이 있었다.


결국 마지막 선택은 현장 책임자 감독의 몫. 이숭용 감독은 구단 모두의 의견을 들어보고 마지막까지 고심을 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처음부터 엘리아스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져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시라카와를 인정하지 않는 게 아니다. 이 감독도 고민 과정에서 엄청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렇게 좋은 투수를 만나기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장 감독은 교체권이 있냐, 없냐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시라카와를 남겼는데 아직 62경기가 남은 가운데 외인 둘 중 누구 하나가 부상을 당하기라도 한다면, 아무 것도 해보지 못하고 시즌을 접어야 할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SSG의 '더 디시전'...왜 마지막 결론은 엘리아스일 수밖에 없었나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SSG 시라카와 케이쇼와 김광현이 대화를 나누며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6.29/
반면, 교체권이 있어도 현재 외국인 시장에 쓸 만한 선발 자원을 데려오기 힘든 상황이라 의미가 없다는 일각의 주장도 있었다. 일리 있는 얘기지만, 현장 감독에게는 너무 무모한 선택일 수 있었다. 감독 입장에서는 후반기나 가을야구에 대비해 마무리를 데려오는 한이 있더라도, 부상에 대비한 교체권을 손에 쥐고 있는 게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교체권과 관계 없이 엘리아스가 부상 회복 후 정말 형편 없는 공을 던졌다면 모를까, 퓨처스 실전에서 위력적인 공을 뿌린 것도 이 감독의 마음을 안심시킨 계기가 됐다. 현장 지도자들은 비슷한 능력이면 그래도 경력이 있는 선수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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