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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종범의 재림? 수비까지 완성돼야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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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하나만으로도 당연히 이종범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거포들과 비교하면 마른 체형이지만 탄력 넘치는 몸과 스윙 스피드를 가졌다. 여기에 파괴력, 정확성, 빠른 발을 모두 겸비한 것도 닮았다. 포지션도 같은 내야수다. 김도영은 고교시절까지 이종범과 같은 유격수였다. '제2의 이종범'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닐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종범과 다른 게 있다. 수비다. 프로의 눈은 냉정하다.
고교 때까지는 유격수를 해도 문제가 없었지만, 프로에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다.
유격수에 터줏대감 박찬호도 버티고 있었다. 일단 발 빠르게 3루로 전업을 했다. 3루가 쉬운 포지션은 절대 아니지만, 유격수보다는 범위 면에서 낫다. 타구가 빠른 게 문제인데, 포구만 안정적으로 잘하면 어깨가 워낙 강한 김도영에게는 어려운 자리가 아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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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위부터 실책 8개의 공동 6위까지 NC 다이노스 외국인 1루수 데이비슨을 제외하고는 전부 유격수나 2루수다. 센터라인 수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3루수는 김도영 뿐이다.
어려운 타구를 처리하다 실책으로 기록되는 플레이가 많다면 모르겠지만, 김도영 실책은 대부분 진짜 실책이다. 아쉬운 타구 판단이 종종 보인다. 방망이로 팀을 살린 경기가 워낙 많아 다행이지 수비에서 팀을 수렁에 빠뜨린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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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어깨와 빠른 풋워크를 이용한 수비는, 역대 유격수 중 가장 화려하고 박진감이 넘쳤다. 그렇다고 정교함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이종범이 역대 최고 선수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건 타격, 도루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물샐 틈이 없는 완벽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도영이 지금 수비 실력을 유지해도, 최근 KBO리그 흐름상 방망이만 잘 치면 분명 스타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공-수 양쪽을 다 잘 하는 선수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도영이 진정한 '슈퍼스타'가 되려면 수비에서도 기본 이상을 해주며 '반쪽 선수' 딱지를 떼야 한다. 우승에 도전하는 팀 간판 선수라면 수비로 경기를 망치는 상황을 만들면 안된다.
그래도 다행인 건, 아직 어린 선수인데다 타격 성적에 자만하지 않고 늘 수비에 대한 노력과 필요성을 스스로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지를 갖고 노력하면, 수비는 분명 좋아질 수 있다. 타격은 타고나는 거지만, 수비는 만들어질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