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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수소폭탄'에서 '수호신'이 되기까지. 유니폼을 4번 바꿔입으며 보낸 굴곡 가득한 19년의 세월을 보냈다.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만난 진해수에게 800경기의 무게에 대해 물었다. 진해수는 "지금까지의 800경기는 숫자일 뿐"이라고 답했다.
"2022년까지 769경기를 뛰었다. 800경기는 눈앞까지 다가온 목표였다. 하지만 지난해(19경기) 올해(12경기) 출전 경기수가 줄어들면서 이제야 800경기를 찍었다. 지금 내게 중요한 건 지금까지 뛰어온 경기수가 아니라, 더 오랫동안 뛸 수 있는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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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7라운드(전체 50번)이란 낮은 순위로 프로에 입문, 올해까지 19시즌째 뛰고 있다. 프로 무대에서 자신만의 생존법을 찾아낸, 인간승리의 표본이다.
한편으론 극복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데뷔 초에는 나오기만 하면 경기를 터뜨린다 하여 진해수소폭탄이란 모욕적인 별명이 따라다녔다. 하지만 특유의 빠른직구에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곁들여지면서 필승조급 좌완으로 성장했고, LG에서 뛰던 시절에는 '수도경비사령관', '수호신'으로 업그레이드된 별명을 갖게 됐다.
하지만 진해수는 자신이 엄연히 현역 선수인 만큼 과거보다는 현재를 바라본다고 말한다. 그는 "올해 신인지명권(5라운드)과 맞트레이드되서 롯데에 왔는데, 1군에 등록된 날짜부터가 너무 적다. 올시즌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면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내 가치를 보여줄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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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에서 데뷔,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를 거쳐 지금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다. 하지만 전성기 시절은 역시 LG다. 나름의 가치를 증명한 뒤 2015년 LG로 트레이드될 당시 진해수는 "LG가 손해본 트레이드가 아님을 증명하겠다"고 결기어린 외침을 남겼다. 2015시즌 중반부터 2023년까지 LG에서만 8시즌반을 뛰면서 120홀드를 기록, 자신의 말을 현실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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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한해 기억을 쌓아올린 끝에 KBO에서 공식적으로 800-1 경기를 소개할 정도의 입지에 올라섰다. 진해수는 "축하한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가족들도 고생했다고 하더라"며 미소지었다.
올해 롯데의 행보 역시 예사롭지 않다. 3~4월에는 전체 9위였지만, 5~6월 월간성적은 10개 구단 중 3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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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