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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위기는 곧 기회다. 난세가 영웅을 부른다.
김진욱(22)이 과연 롯데 자이언츠 올해의 영웅이 될 수 있을까.
탈삼진 8개가 인상적이다. 한창 제구가 흔들려 헤맬 때도 '구위만큼은 최고'라며 칭찬받던 김진욱의 진가가 이제야 프로 1군 무대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날 김진욱은 7회 1사 1,3루, 투구수 95개에서 교체됐다. 최대한 이닝을 끌고갔다. 김진욱이 선발로 등판해 7회 마운드에 오른 건 2022년 4월 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이후 799일만이다. 7이닝 1실점으로 쾌투하며 농담삼아 '김진욱 전설'로 불리던 그 경기 이후 처음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부임 후 김진욱을 향해 "불펜보다든 선발에 어울리는 투수"라며 2군에서 선발투수로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스스로를 가다듬으라는 배려였다.
윌커슨-반즈-박세웅-나균안의 탄탄한 선발진에 5선발을 놓고 심재민 이인복 이민석 등이 경쟁중이던 상황을 고려하면 김진욱에겐 쉽지 않은 시즌이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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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가 알에서 깨는 시기는 정해져 있지 않다. 류현진처럼 데뷔하자마자 잘하는 선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팀에서 투자하고 신경을 쓴 유망주라면, 4~5년 정도 숙성을 거치면 스텝업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4년차 시즌을 맞이한 올시즌. 김진욱은 퓨처스(2군) 무대에서 7경기에 선발등판, 30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97로 자신을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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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김진욱은 배터리 호흡을 맞춘 유강남, 조언을 아끼지 않은 김원중 김상수 등 선배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한편 "다음 등판에는 더 긴 이닝을 던지고 싶다"고 했다.
김태형 감독은 기세가 좋은 선수는 그 흐름이 꺾이기 전까진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스타일이다. 때마침 부상에 시달리는 반즈가 전반기 아웃이 유력하고, 박세웅 나균안도 부진하다. 모두가 기대했던 '특급재능'을 위한 판이 깔렸다.
김진욱은 올시즌 후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준비중이다. 이미 1차(서류) 합격은 마친 상황. 롯데 구단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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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