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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대표팀 탈락에 수술까지 고난의 연속...그래도 멀리 봐야 한다.
팔꿈치 수술 소식 자체가 갑자기 터저나온 대단한 빅 이슈는 아니다. 팔꿈치가 좋지 안았기 때문이다. 수술 가능성이 있었다.
지난 4월 10일 LG 트윈스전 1⅓이닝 3실점을 기록한 후 팔꿈치 통증으로 경기 중 교체됐다. 당시 왼쪽 팔꿈치 근육 염좌 진단이 나와 큰 부상은 아니라고 봤고, 회복 후 복귀 과정을 거쳤다.
이번 케이스는 다른 수술 소식과는 사뭇 달랐다. 선택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팔꿈치 인대가 완전히 파열돼 방법이 없었다면 모를까, 이의리의 경우 재활과 수술 중 선택 가능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여러 병원 크로스 체크를 한 결과였다. 결국 선수, 구단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다.
보통 투수들은 이런 경우 수술보다 재활을 택한다.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으면 기본 1년이 날아간다. 당장 연봉 문제, 팀 입지 문제 등을 고려하면 어떻게든 경기에 나서려 한다.
하지만 이의리와 KIA는 돌아가기로 했다.
이의리의 경우 데뷔 2, 3년차 시즌 2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KIA의 확실한 선발 투수로 자리를 굳혔다. 문제는 올해 KIA의 팀 상황. 1위를 달리고 있다. 우승에 도전하는 시즌이다. 당장 양현종 다음 4선발 역할을 할 투수가 빠져버리면 장기 레이스, 그리고 포스트시즌 타격이 크다. 그러나 KIA는 선수 미래를 먼저 생각했다. 이렇게 고통을 참으며 던지다가는 언젠가 다시 크게 탈이 날 수밖에 없다. 대승적 결단이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팀 성적만 생각했다면 100% 수술 소견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이다.
데뷔 후 잘 나가던 이의리는 지난해 큰 아픔을 겪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됐다가, 대회 직전 엔트리에서 탈락한 것이다. 당시 대회를 앞두고 손가락 물집 여파 등 컨디션이 좋지 않기는 했다. 두산 베어스 곽빈은 항저우에 넘어가 몸상태 불편을 호소해 1경기도 뛰지 않고 금메달을 획득, 병역 혜택을 받아 이의리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었다. 프로야구 선수에게 병역 혜택은 돈으로 쉽게 환산할 수 없는 가치다.
그 아픔을 이겨내고 KIA의 우승 도전을 위해 올시즌 절치부심 준비를 했는데, 팔꿈치 수술이라는 아픈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 그래도 길게 보고 내린 결정이 훗날 더 큰 이득을 이의리에게 가져다줄 수도 있다. 아파만 하기에는 아직 젊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