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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점점 더 어엿한 포수가 되고 있다.
KT 위즈 '천재 타자' 강백호가 포수로도 안정된 모습으로 투수들을 이끌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강백호에게도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이제까지는 항상 오른손 투수가 선발일 때 마스크를 썼는데 이날은 왼손인 성재헌이 선발인데도 강백호가 포수로 나선 것. 올시즌 강백호가 포수를 하기로 했을 때 "왼손 투수 공은 많이 받아보지 않아 힘들다"고 했었다는 말을 전했던 이강철 감독은 경기 전 "장성우 컨디션이 좋지 않아 강백호가 포수로 나간다"며 "왼손 투수와는 힘들다고 했었는데 어떨지 봐야겠다"라고 했었다. 성재헌이 힘들게 피칭을 했지만 강백호가 성재헌의 공을 잡는데 문제는 없었다.
강백호는 0-3으로 뒤졌지만 이후 등판한 투수들과 좋은 호흡을 보이면서 LG 타선을 꽁꽁 묶는데 성공했다.
KT타선은 4회말 2아웃까지 11명의 타자가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LG 선발 손주영에게 꽁꽁 묶였으나 강백호가 솔로포를 치면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 한방을 신호탄으로 KT는 5회 1점, 6회 7점을 뽑으며 단숨에 역전까지 성공, 결국 10대4로 승리했다.
강백호가 입단 7년만에 포수로 나선다고 할 때 많은 전문가들이 가장 크게 걱정한 부분은 투수 리드였다. 하지만 고교시절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였던 강백호는 투수의 마음까지 아는 포수였다. 프로에서 이미 6년간 쌓은 경험으로 무리 없이 투수를 이끌고 있다.
이날 두번째 투수로 나서 3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낸 손동현은 포수 강백호와의 호흡에 대해 묻자 "(강)백호 형이 막무가내로 사인을 내지 않는다"며 "타자라고 생각하고 사인을 내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나도 믿고 따르는데 백호 형은 '던지고 싶은 게 있으면 고개를 흔들어'라고 말씀해 주신다"며 "서로 말을 많이 나누기 때문에 호흡이 잘 맞는다"고 증언했다.
외야, 1루 수비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면서 공격이 더 좋아진 강백호. 그가 포수로서도 안정감을 보여주면서 KT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만끽하고 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