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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지난해 8월 24일(이하 한국시각)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신시내티 레즈의 더블헤더 1차전은 두 선수가 평생 잊지 못할 경기가 될 것이다. 그 두 선수란 에인절스 투수 오타니 쇼헤이와 신시내티 유격수 엘리 데라크루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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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라크루즈의 행동은 순전히 호기심에서 나온 것이다. '투타 겸업' 신화를 쓰고 있던 오타니를 가까이서 본 게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진짜 사람인지 궁금했던 것이다. 당시 데라크루즈는 경기 후 "오타니한테 다가가기 전 (2루수)맷 맥레인한테 '그가 진짜인지(he is real) 만져볼 거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데라크루즈가 올시즌 처음으로 오타니와 만났다. 1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양팀 간 시즌 첫 맞대결. 데라크루즈는 이제 오타니가 낯설지 않다. 데라크루즈는 2번 유격수, 오타니는 2번 지명타자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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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다저스는 입장 관중에 4만개의 '오타니 바블헤드'를 선물로 나눠줬다. 5만3527명의 팬들이 운집한 가운데 관중석의 주인공은 오타니였지만, 그라운드에서 주연은 단연 메이저리그 최고의 호타준족 스타로 떠오른 데라크루즈였다.
데라크루즈가 한 경기 4도루를 한 것은 생애 처음이고, 신시내티 선수로는 2016년 빌리 해밀턴 이후 8년 만이다. 그는 경기 전 "내가 뭘 할지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타니를 다시 만나 얘기해보고 싶다. 작년에 그를 만났을 때 그는 굉장히 친절했다. 그는 굉장한 선수다. 그와 친구가 되고 싶다"며 이번엔 '팬심'을 드러냈다.
데라크루즈는 이날 4도루를 보태 시즌 30도루 고지에 올랐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올시즌 110개의 도루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1985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빈스 콜먼 이후 39년 만에 110도루 기록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흥미롭게도 데라크루즈는 7회 우전안타를 날린 뒤 이날 5번째 도루를 시도했는데, 이번에는 다저스 포수 오스틴 반스의 정확한 송구에 아웃됐다. 데라크루즈는 "딜레이드 스틸(delayed steal)이었는데, 아웃되고 말았다"며 웃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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