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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데뷔초 29홈런을 몰아치던 '괴물' 타자의 존재감을 되찾았다. 가파르게 올라가는 월간 기록이 천재 타자의 재림을 증명한다.
프로 데뷔 7년차인 올해까지 첫 시즌에 친 29개가 최다 홈런일 만큼 성장이 더뎠던 그다. 이후 타격에 집중하며 타율과 OPS를 끌어올렸지만, 반대급부로 장타력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2022~2023년 2년간 국가대표팀에는 꼬박꼬박 뽑혀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쳤지만, 리그에선 2할대 중반까지 타율이 급락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올해 뭐가 달라진 걸까. 이강철 KT 감독은 강백호가 그간의 부담에서 벗어나 멘털에서 여유를 갖게 된 점을 환골탈태의 비결로 보고 있다. 특히 수비를 나가자니 수비 부담이 적지 않고, 그렇다고 지명타자로 쓰자니 박병호 등 다른 선수들과 역할이 겹치는 통에 출전 기회조차 줄어들던 그다. 천하에 부러운 것 없던 강백호의 자존감이 저 아래로 침잠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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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지난 2년 간 사실상 없던 선수였는데…"라며 안쓰러운 속내를 드러냈다.
"원래 잘 치던 선수 아닌가. 한동안 멘털이 흔들렸다. 포수를 맡으면서 팀의 한 축이 되니까 생활도 좋아졌고, 얼굴도 밝아진 것 아닌가. 결론은 멘털이다. 타자는 직구를 쳐야 변화구도 칠 수 있다. (강)백호는 한동안 직구를 못 쳤는데 지금은 잘 친다. 그러니 변화구도 잘 치고 있다."
타석에서의 조급함도 사라졌다. 이강철 감독은 "전에는 유리한 카운트에서 존을 벗어나는 공을 자꾸 건드려서 아웃되곤 했다. 그런 걸 하지 말라고 여러번 이야기했다"면서 "이젠 구석에 들어와도 참는다. 2스트라이크에서도 여유가 있다. 맞추는 능력 자체가 좋아졌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포수도 보고 예뻐 죽겠다. 사람이 밝아지니 타석에서도 기대가 많이 된다. 2아웃 득점권에서도 5번 중에 3~4번은 치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