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빛나는 비주얼에 늘씬한 체격. 호타준족의 만능형 타자. 데뷔초부터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의 면모가 가득했다.
선발 코너가 3이닝만에 4실점하며 무너진 경기. 매타석 잡아먹을듯한 눈으로 투수를 응시하던 구자욱의 존재감이 강렬했다.
1회 우전안타를 시작으로 4회 추격의 물꼬를 트는 중전안타(1득점), 6회초 추격의 우월 투런포(2타점), 7회초 1타점 적시타, 8회초 7-7 동점을 만든 적시타(1타점), 10회초 다시 역전 주자로 나가는 안타까지 거의 매타석 득점과 연결시켰다. 불방망이에 영양까지 만점이었다.
|
경기 후 만난 구자욱은 "전 타석을 빨리 잊고 쳤다. 매번 똑같은 느낌으로 타석에 임하고자 했다. ABS(자동볼판정시스템) 때문에 존이 생갭다 넓다. 비슷하면 빨리 치고 나오자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친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그냥 어제와 같은 오늘이라는 느낌"이라고 했다.
유독 사직구장에 강한 남자다. 이날 경기까지 통산 타율 3할7푼7리, OPS(출루율+장타율)이 1.117에 달한다. 홈런도 16개나 쳤다.
구자욱은 "사직에 오면 우리 선수들이 기대를 많이 한다. 나도 알고 있다. '여긴 사직이다' 얘기해줬다"며 싱긋 웃었다.
|
특히 8회말 롯데 마무리 김원중을 상대로 동점타를 칠 땐 웃는 얼굴로 긴장도 하지 않는 모습. 구자욱은 "웃으면서 들어가는게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확신했다"며 웃었다.
연장 10회말 레이예스의 결정적인 파울 2번에 대해서는 "파울인지도 못봤다. 그냥 공만 찾아다녔다"면서 웃었다.
구자욱은 지난해 8월 오재일로부터 주장 자리를 이어받은 이래 올해도 캡틴으로 뛰고 있다. 그는 "요즘 어린 선수들이 많이 나간다. 활기를 많이 불어넣자, 젊은 선수답게 뛰어다니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보기좋은 모습이었다"며 웃었다.
|
"솔직히 우리 선수들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 투지도 부족하다. 내가 어릴땐 하루살이처럼, 오늘 죽는다는 마음으로 매일 경기에 나섰는데…그런 악착같은 모습을 보여주길 원한다. 어린 선수들이 많으니 더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야하고, 또 그 분위기 속에 규율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