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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나왔다고 믿기 힘든 장면. 누구의 책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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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처구니 없는 실책 하나로 승기가 다저스쪽으로 넘어갔다. 개빈 럭스의 땅볼 타구를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빠뜨린 것.
야구 선수들의 글러브는 가죽으로 제작된다. 하나의 통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긴 가죽들이 매듭으로 연결돼있거나 공간을 두고 마디마디가 결합된 구조다. 그래서 돌발 변수들이 생길 때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마디 사이 틈으로 공이 끼어버리는 것이다. 타구에 회전이 워낙 많이 걸리다보니, 그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다. 공을 빼기가 힘들어 글러브째 송구를 하는 경우가 메이저리그, KBO리그에서도 여러차례 나왔다.
그런데 타구가 글러브를 뚫고 가버리는 건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이 장면 하나로 전 세계 팬들이 지켜보는, 한국에서 역사상 처음 열리는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전 승패가 바뀌었다고 하면 샌디에이고와 크로넨워스 입장에서는 땅을 칠 일이다. 마이크 쉴트 감독은 샌디에이고 감독으로 데뷔승 기회를 날렸다. 쉴트 감독은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며 착잡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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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잘못일까. 글러브를 불량으로 제작한 업체 책임일까. 이렇게 약한 끈으로 글러브를 만들어졌다는 얘기가 돌면, 신뢰도에 치명타가 생길 수밖에 없다.
아니면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자신의 장비를 꼼꼼히 챙기지 못한 크로넨워스의 잘못일까. 크로넨워스도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어찌됐든 자신의 용품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못한 원론적 책임이 돌아갈 것이다.
아니면, 글러브 매듭이 끊어질 정도의 타구를 친 럭스가 승자인 것인가. 글러브 끈 하나가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바꿨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