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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츠의 '돌발 먹방' 이게 ML 명장의 품격...'튀김빵' 가게는 '로또' 맞았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4-03-21 08:53 | 최종수정 2024-03-21 09:34


로버츠의 '돌발 먹방' 이게 ML 명장의 품격...'튀김빵' 가게는 '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경기를 앞두고 한화 류현진이 경기장을 찾아 다저스 로버츠 감독과 인사했다.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이 선물한 빵을 맛있게 먹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0/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아니 이게 얼마짜리 홍보야!

한국에서 처음 열린 메이저리그 공식 경기.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역사적인 '서울시리즈' 개막전. 엄청난 스케일의 이벤트인만큼 볼거리가 풍성했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그리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매니 마차도, 잰더 보가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등 엄청난 몸값의 스타들의 플레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었다.

경기 외에도 많은 이슈가 있었다. '메이저리그 선구자' 박찬호의 감동적인 시구, 양팀 선수들에 맞춰 준비한 한국식 응원가와 응원, 경기장을 찾은 수많은 스타들도 주목을 받았지만 이날 가장 화제가 된 건 바로 대전 유명 제과점의 '튀김빵'이었다.


로버츠의 '돌발 먹방' 이게 ML 명장의 품격...'튀김빵' 가게는 '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경기를 앞두고 한화 류현진이 경기장을 찾아 다저스 로버츠 감독과 인사했다.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이 선물한 빵을 맛있게 먹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0/
이날 경기 전 1루쪽 다저스 더그아웃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류현진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다저스 최고의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올스타에도 뽑혔던 류현진의 위상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도 2016시즌부터 4년 동안 함께 일했다. 로버츠 감독이 서울시리즈를 위해 입국한 이후부터 류현진과 언론을 통해 "보고싶다"며 서로를 애타게 찾았다.

그리고 류현진이 개막전을 앞두고 등장했다. 류현진을 본 로버츠 감독은 "마이 맨"을 외치며 격렬히 환영했다.

류현진의 선물이 센스 넘쳤다. 한화 이글스의 연고지가 있는 대전, 대전을 대표하는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제과점의 히트상품을 준비했다. 거액을 버는 류현진이 값비싼 선물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한국에서만 선물할 수 있는 '튀김빵'을 준비해 의미를 더했다.


로버츠의 '돌발 먹방' 이게 ML 명장의 품격...'튀김빵' 가게는 '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경기를 앞두고 한화 류현진이 경기장을 찾아 다저스 로버츠 감독과 인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0/
이 선물이 의미가 있었던 건 로버츠 감독 때문이었다. 그냥 선물이라고 받고, 감독실에 갖다두고 말았으면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런데 '깜짝쇼'가 벌어졌다. 로버츠 감독이 수많은 취재진과 선수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바로 상자를 개봉해 빵 2개를 순식간에 먹어치운 것이다. 그리고 맛있다며 엄지를 연신 치켜세웠다. 최고의 퍼포먼스에 류현진도 '빵' 터졌다.


로버츠의 '돌발 먹방' 이게 ML 명장의 품격...'튀김빵' 가게는 '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경기를 앞두고 한화 류현진이 경기장을 찾아 다저스 로버츠 감독과 인사했다.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이 선물한 빵을 맛있게 먹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0/

권위의 상징인 감독이, 그것도 메이저리그 최고 인기팀 다저스 감독이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 그것도 긴장되는 개막전을 앞두고 '빵 먹방'을 했다는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다. 빵을 먹어서가 아니라, 귀한 시간을 내 선물을 준비해준 류현진과 자신과 류현진의 만남을 지켜보는 이들을 위한 배려와 서비스였다고 생각한다면 로버츠 감독이 얼마나 사려깊은 사람인지 눈치를 챌 수 있다. 막강한 전력에도, 월드시리즈에서 1번밖에(?) 우승하지 못하며 가을야구 약점을 드러내고 있지만 그가 최고팀 다저스 감독을 이렇게 오래하고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성적 외로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능력이 있어서가 아닐까. 물론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는데 튀김빵의 맛이 진짜 좋기도 했을 것이다.


로버츠의 '돌발 먹방' 이게 ML 명장의 품격...'튀김빵' 가게는 '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경기를 앞두고 한화 류현진이 경기장을 찾아 다저스 로버츠 감독과 인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0/
엉겁결에 대전 유명 제과점만 '로또'를 맞았다. 물론, 홍보를 따로 안해도 장사가 너무 잘되는 제과점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야구 감독이 자신들의 빵을 먹고 엄지를 치켜 세우는 장면을, 전 세계팬들이 지켜본 것이다. 류현진과 로버츠 감독이 CF 모델이라고 가정하면, 최소 수백억원 이상의 가치가 아닐까. 사실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일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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