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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개막전에 '괴물'을 만나는 염갈량의 주문 "져도 144경기중 하나일뿐." [인천 코멘트]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4-03-05 21:40


하필 개막전에 '괴물'을 만나는 염갈량의 주문 "져도 144경기중 하나일…
LG 트윈스 선수단이 미국 애리조나에서 실시한 2024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4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염경엽 감독이 귀국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3.04/

하필 개막전에 '괴물'을 만나는 염갈량의 주문 "져도 144경기중 하나일…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 LG가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감독상을 수상한 염경엽 감독이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1.13/

[인천공항=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드라마와 같았던 2차전과 3차전의 승리와 눈물로 팬들과 함께한 29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그리고 그 감동을 2024년 개막전 승리로 이어가면서 2연패의 첫 삽을 뜨려던 LG 트윈스의 야심찬 계획은 '괴물'의 등장으로 난관에 부딪쳤다.

'LG 킬러'인 류현진이 8년 총액 170억원의 초특급 계약으로 고향팀 한화 이글스로 돌아오더니 심지어 개막전에 맞춰 딱딱 몸을 올리고 있다. 한화 최원호 감독은 4일 귀국한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등판 스케줄을 밝혔는데 개막전을 정조준하고 있었다. 7일 자체 청백전에 등판한 뒤 나흘 휴식 후 12일 대전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하고, 또 나흘 휴식후 17일 부산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 마지막 점검을 한다. 그리고 5일을 쉰 뒤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한다.

평소라면 지난해 우승팀과 9위팀의 대결이라 어느 정도의 전력 차이를 생각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류현진의 등장으로 오히려 한화가 개막전서 더 유리한 느낌을 가지게 됐다.

오래전 얘기이긴 하지만 류현진이 KBO리그를 호령할 때 LG전에 엄청나게 강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 동안 통산 98승을 얻었다. 그 중 가장 많은 승리를 챙긴 팀이 바로 LG였다. 류현진은 LG전에 35경기에 등판해 22승8패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했다. 류현진의 역사가 시작된 2006년 4월 12일 잠실구장에서의 데뷔 첫 상대가 LG였고, 류현진은 그날 7⅓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승리를 기록했다. 자신의 한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인 17개도 2010년 5월 11일 청주에서 LG를 상대로 작성했다. 왼손 투수인 류현진에게 왼손 타자가 많은 LG가 편한 상대였다.

류현진은 LG에 이어 롯데에 17승을 거뒀고, KIA에 15승, 삼성에 14승을 챙겼다.


하필 개막전에 '괴물'을 만나는 염갈량의 주문 "져도 144경기중 하나일…
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실시한 2024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류현진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인천공항=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3.04/

하필 개막전에 '괴물'을 만나는 염갈량의 주문 "져도 144경기중 하나일…
26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한화 선수들이 훈련했다. 불펜 피칭을 선보이는 류현진. 오키나와(일본)=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2.26/
다시 만나는 LG에 예전 상대했던 타자는 김현수 허도환 오지환 정도만이 남아있다. LG의 주축으로 성장한 '출루왕' 홍창기나 문보경 문성주 등은 류현진의 활약상을 TV로 지켜보기만 했을 뿐이다. 공교롭게도 LG는 여전히 왼손타자가 많다. 9명의 선발 라인업에서 오른손 타자는 오스틴 딘과 박동원 2명 뿐이고 나머지 7명은 왼손이다.

LG는 왼손 타자 위주의 타선이지만 왼손 투수에 약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팀타율 2할7푼9리로 전체 1위였던 LG는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2할7푼7리로 3위였다. 나쁘지 않은 성적표.


하지만 상대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주전 선발로 나선 류현진이다. 타자들은 생소한 투수의 공을 보고 바로 잘치기가 쉽지 않다. 류현진과의 개막전이 더 어려운 이유다.

그래서일까. LG 염경엽 감독은 류현진이 등판하는 개막전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염 감독은 개막전에 류현진을 만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없냐는 질문에 "이슈가 되고 흥행이 되는 경기이긴 하다"면서도 "우리는 (류)현진이가 나온다고 해서 특별하게 준비하는 것은 없다. 그냥 우리가 해야 될 경기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염 감독은 이어 "만약에 우리가 개막전에서 지더라도 순위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144경기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라면서 "올시즌 우리는 작년처럼 한경기 한경기를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또 많은 역전승이 만들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우승팀 LG를 응원하기 위한 LG팬들과 류현진이 돌아와 강해진 한화를 응원하려는 한화팬들의 티켓 전쟁도 볼만할 듯하다.
인천공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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