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미국으로 떠난 지 한 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빠르게 메이저리그에 녹아들고 있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활약은 23년 전 일본의 야구 천재 스즈키 이치로의 캠프 적응기와 많이 닮았다.
시애틀타임스는 2021년 7월 29일 '이치로가 이치로가 됐던 2001년 매리너스를 기억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루 피넬라 감독은 애리조나 캠프에 온 이치로가 치는 걸 보고 당황했다. 공을 반대 쪽으로 밀어치는 걸 만족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피넬라 감독이 그에게 공을 잡아당겨 친 적이 있냐고 물었을 때, 그는 감독을 보더니 가끔이라고 답한 뒤 타석에 들어가 끌어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날렸다. 피넬라 감독은 걱정을 멈췄다'고 전했다.
|
|
그러나 이정후는 지난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루타와 홈런을 잇달아 뽑아내며 장타력을 뽐냈다. 1회 첫 타석에서 때린 2루타는 타구속도 99.7마일, 비거리 355피트, 3회 터뜨린 홈런은 상대 우완 라인 넬슨의 94.7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긴 라인드라이브 아치로 타구속도 109.7마일, 비거리 418피트였다.
MLB.com은 4일 '이번 시범경기에서 눈에 띄는 스탯캐스트(statcast) 기록 12가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정후의 이날 2루타와 홈런을 3위로 평가했다. 컨택트 능력 뿐 아니라 이제는 파워를 실은 '하드히트'에도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이정후가 시범경기에서 순조로운 적응 페이스를 보여줌에 따라 현지 매체들도 매우 우호적인 기사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유력 매체 머큐리뉴스(The Mercury News)는 이날 이정후의 콜로라도 로키스전 활약상을 'SF 자이언츠의 새 리드오프 이정후가 뜨겁다. 캑터스리그 연속안타 행진을 5경기로 늘렸다'는 제목의 기사로 전하며 '자이언츠는 지난 겨울 라인업 선봉 안정을 희망하며 이정후와 계약했다. 지금까는 그는 기대대로 해내고 있다'며 '이날 현재 이정후의 슬래시라인 0.462/0.533/1.302를 마크하고 있다. 샘플 사이즈가 작지만, 작년 9명의 리드오프를 쓴 뒤 이정후와 6년 1억1300만달러에 계약한 자이언츠에는 매우 고무적인 신호'라고 논평했다.
이어 매체는 '그는 2022년 KBO MVP로 한국에서 7시즌 통산 0.340/0.407/0.491의 슬래시라인을 기록했다'며 이정후의 KBO 활약상도 소개하기도 했다.
|
이로써 이정후의 시범경기 성적은 타율 0.462(13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3득점, 1도루, 2도루, 출루율 0.533, OPS 1.302가 됐다. 삼진은 15타석에서 아직 1번 밖에 안 당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