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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최정이 역전 만루 홈런을 터뜨릴 때까지만 해도 행복했던 SSG 랜더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역대 최초로 만루 홈런을 치고도 패배한 팀으로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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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구 볼을 지켜본 최정은 2구째 141km 한가운데 직구를 받아쳐 그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만루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최정의 포스트시즌 첫번째 만루홈런이자 통산 13번째 포스트시즌 홈런이었다. 동시에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타점 신기록을 작성했다. 43타점을 기록하게 된 최정은 종전 최다 기록 보유자인 홍성흔(42타점)을 2위로 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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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행복은 10분도 가지 못했다. 이어진 2회말 오원석이 4사구를 남발한 후 강판됐고, 구원 등판한 노경은이 박건우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한데 이어 마틴에게 역전 스리런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달아올랐던 SSG의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다.
이후 수 차례 찬스가 있었지만 SSG는 끝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재역전 기회를 모두 놓쳤다. 최정의 만루 홈런이 터진 직후 그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바로 허무하게 리드를 돌려준 것이 맥 풀리게 만들었다.
포스트시즌 역사상 만루 홈런을 친 팀이 경기에서 패배한 사례는 이번 SSG가 최초다. 종전 17번 만루 홈런을 친 팀이 나왔고, 그 팀들은 그 홈런을 앞세워 모두 이겼다. 3경기만에 탈락한 SSG는 불명예 기록까지 함께 떠안으며 쓸쓸하게 가을 무대에서 퇴장했다.
창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