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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버린 적 없다" 야신 철학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기적 "꿈, 저버릴 상황이었는데…"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3-02-23 11:15 | 최종수정 2023-02-23 18:16


"사람, 버린 적 없다" 야신 철학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기적 "꿈, 저…
두산 베어스와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의 경기가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다. 경기 전 최강 몬스터즈 김성근 감독이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11.20/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 2월 8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180회 '신이 아닌가' 특집편에 출연한 김성근 감독은 '비정한 승부사'란 말에 이렇게 답했다.

"원래 리더는 비정해야 한다. 비정하다는 건 애정이 있다는 거다. 관심이 있으니 비정한 거다. 그게 아니면 그냥 버리면 되는 거다. 저는 절대 사람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시합 중에 선수를 야단친 적도 없다. 나는 만족할지 몰라도 사람 하나를 버리고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조직으로서 마이너스다. 혼내기 보다 연습을 시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현역 사령탑 시절 그는 상반된 평가의 주인공이었다.

승부에 집착하느라 선수를 혹사시켜 망가뜨린다는 부정적 평가가 있었다. 반면, 극한까지 몰아붙여 선수의 잠재력을 극대화 하는 지도자란 긍정적 평가가 공존했다. 적어도 김 감독 밑에서 '극단의 경지'와 '최고의 퍼포먼스'를 경험한 선수들은 그를 칭송한다. 한번도 뜨거웠던 적이 없는, 연탄 함부로 차기 힘들었던 그저 그랬던 선수라는 자괴감을 '나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전환시켜준 은인이기 때문이다.

'야신'표 또 하나의 기적이 탄생했다. 독립리그 파주 챌린저스 출신 '최강야구' 안방마님 박찬희(22)가 주인공.

벼랑 끝에서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꿈만 같았던 프로 무대. 그 소중한 꿈을 자칫 접을 뻔 했다.

'최강야구'를 만나 다시 살려냈고, 기어이 프로 선수의 꿈을 이뤘다. 박찬희는 지난 18일 NC 다이노스와 육성선수 계약을 마친 뒤 마산 C팀(2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사람, 버린 적 없다" 야신 철학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기적 "꿈, 저…
NC 다이노스 포수 박찬희 사진제공=NC 다이노스
박찬희는 구단과의 공식 인터뷰를 통해 김성근 감독에 대한 감사의 뜻과 벅찬 감격을 표현했다.


그는 "야구선수의 꿈을 저버릴 수 있었던 상황에서 선물 같은 프로그램에 나가게 돼 이런 기회까지 오게 됐다. 김성근 감독님과 선배들께 감사 드린다고 꼭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찬희는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 제주도로 파주챌린저스 팀이 전지훈련을 가 있었는데 너무 놀라 얼떨떨했다. 같은 팀 형들과 휴식일에 나와 있을 때 연락을 주셨는데 너무 설레서 아무 소리도 안 들렸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청원고-인하대를 졸업한 그는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지 못한 채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했다. 프로의 꿈이 가물거리던 때 '최강야구'와 김성근 감독을 만난 것이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김성근 감독에게 특타 훈련을 받은 뒤 홈런을 날렸고,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공-수에 걸쳐 끊임 없이 성장중인 대기만성형 포수. NC 입단은 기적의 출발이다.

박찬희는 "내 위치에 대해서 내가 잘 알고 있다. 대학교 졸업하고 팀에 어렵게 합류를 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최대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기량을 다듬어 노련하고 여유있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 수비적으로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팬들에게 앞으로가 더 궁금한 선수가 되고 싶다. 앞으로 계속 기대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어렵게 기회를 얻은 만큼 정말 간절하게 열심히 하겠다"며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끝으로 그는 "정말 누구보다 기뻐해주시고 눈물을 흘리신 어머니께 자랑스런 아들의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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