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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다음에는 삼진 잡아야죠."
정철원(23·두산 베어스)은 올 시즌 두산의 '히트 선수'다.
입단 당시 시속 140㎞ 초·중반의 직구를 가지고 있던 그는 150㎞가 훌쩍 넘는 강속구를 던지기 시작했고, 단숨에 두산의 필승조로 거듭났다.
올 시즌 58경기에서 72⅔이닝을 던져 4승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하면서 데뷔 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을 세워 '신인왕'에 올랐다.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고 다녔던 그는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박세혁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올해 (박)세혁이 형과 많은 경기에서 호흡을 맞췄다. 경기를 하면 할수록 형과 내 생각이 맞아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1년이기는 하지만 워낙 잘 맞아서 '형이 아니면 못 던지겠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라고 이야기했다.
박세혁의 사인에 고개를 저은 적도 있었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고개를 저었던 거 같다. 좋은 결과는 나왔지만,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수록 포수의 사인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1년"이라고 돌아봤다.
남다른 호흡을 자랑했지만, 2023년 시즌에는 정철원과 박세혁의 배터리는 볼 수 없다. 박세혁은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어 NC 다이노스와 4년 총액 46억원에 계약했다.
아쉬운 마음은 컸지만, 정철원은 박세혁을 응원했다. 다만, 승부는 냉정했다. "돈을 많이 받고 좋은 팀으로 가셨다. 다음에는 세혁이 형의 볼 배합과는 반대로 던져서 삼진으로 잡겠다"고 웃었다.
새로운 안방마님과의 호흡도 기대했다. 두산은 KBO리그 최고의 포수라고 평가받고 있는 양의지와 4+2년 총액 152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정철원은 "확실하게 제가 던지고 싶은 게 있다면 고개를 흔들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양의지 선배는 리그 최고의 포수니 글러브만 보고 던지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신인왕 수상으로 한층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그는 "이제는 내가 어린 선수들의 롤모델이 되도록 하겠다. 야구장 안팎에서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