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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000년대 두산 베어스는 포수 사관학교였다.
양의지를 필두로 최재훈 박세혁이 주전 포수로 성장해 차례로 거액의 FA 계약자가 됐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베어스 유니폼을 함께 입고 뛰던 세 선수.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가 버티고 있는 한 팀에서 온전히 클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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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는 2019년 시즌을 앞두고 4년 최대 125억원의 FA계약으로 두산을 떠났다.
앞선 세 시즌 동안 준비된 백업으로 때를 기다리던 박세혁의 시간이 찾아왔다. 주전 포수 첫해인 2019년 곧바로 두산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주역이기도 했다.
4년 후, 양의지와 박세혁의 행선지가 또 한번 엇갈렸다.
두번째 FA 자격을 취득한 양의지가 최대 6년 152억원에 친정 두산으로 컴백했다. 때 마침 FA 자격을 얻은 박세혁은 4년 46억원의 FA 계약으로 NC 안방의 빈 자리를 메웠다.
함께 땀 흘리던 두산 출신 세명의 포수. 두차례 277억원의 양의지를 필두로 FA 총액 합계 무려 377억원의 대박을 합작한 삼총사다.
맏형 양의지의 감회가 새롭다. 지난 9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통산 8번째이자, 7번째 포수 수상을 한 양의지는 "최근 포수 골든글러브를 (강)민호 형하고 제가 양분해서 받았는데 앞으로 재훈이나 세혁이가 잘해서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재훈이나 세혁이는 힘들었던 시기를 같이 보낸 동생들"이라며 "항상 힘든 이야기나 팀은 달라졌지만 조언도 많이 하고 어려운 상황이 있으면 항상 잘 되기를 응원하는 친구들"이라고 말했다.
최근까지도 허심탄회가 대화가 오갔다.
양의지는 "재훈이가 한화 오지 말라고 농담 하더라"는 말로 좌중에 큰 웃음을 던졌다.
한화는 실제 FA 양의지에게 파격적 계약 제안을 했지만 무산되고 말았다. 만에 하나 깜짝 계약이 이뤄졌다면 절친한 선후배 간 반갑지만 애매한 동거가 될 뻔 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