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예비 ML' 이정후-안우진 훈련 보자…ARI, 키움에 캠프지 제공한다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11-29 00:08 | 최종수정 2022-11-29 18:20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예비 메이저리거 효과를 톡톡히 본다.

키움은 2023년 스프링캠프 장소로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로 정했다. 코로나19로 지난 2년 간 고척 스카이돔에서 훈련을 하던 키움은 모처럼 해외 훈련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지난 2년 간 해외 훈련이 제한되면서 많은 구단들이 구장을 비롯해 선수단 식당을 새롭게 계약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키움 역시 구장 계약이 쉽지 않아서 연습 경기를 통해 구장을 이동해야 하는 처지였다.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가 손을 내밀었다. 키움의 사정을 들은 애리조나 구단이 피닉스의 스프링캠프지 시설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간 협의도 어느정도 마쳤다. 오전 애리조나 선수단 훈련이 끝나면 키움 구단이 오후 시간부터 훈련을 할 수 있게 됐다.

애리조나가 선뜻 캠프지 제공에 나선 배경에는 예비 메이저리거 효과가 있었다.

키움에는 올 시즌 타격 5관왕 및 MVP에 오른 이정후(24)와 안우진(23)이 있다. 이정후는 2023년 시즌을 마치면 포스팅 자격을 얻어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 이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분주하게 이정후 파악에 나섰다.


일단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사이에는 호평이 이어졌다. 한 스카우트는 "이정후의 타격 능력이면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확성 뿐 아니라 최근 장타도 많이 늘어나면서 시장에 나온다면 복수의 메이저리그 구단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안우진 역시 시속 150㎞대 후반의 빠른 볼을 비롯해 예리한 슬라이더를 가지고 있다. 올 시즌에는 224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국내 투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웠다. 스카우트는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도 가능할 뿐더러 확실한 불펜 투수로도 정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16년에는 두산 베어스가 이와 비슷한 일을 겪었다. 당시 두산은 '피해자'였다. 두산은 2016년 스프링캠프지로 샌디에이고 측과 협의를 했지만, 2015년 시즌 도중 캠프지 사용이 곤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 자리에는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가 들어갔다. 당시 니혼햄 소속이었던 오타니 쇼헤이의 훈련을 보기 위함이었다. 두산은 결국 미국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채 호주에서 훈련을 했다.

키움은 '수혜자'가 됐다. 키움은 박병호 강정호 김하성 등 굵직한 한국인 메이저리거를 배출하는 등 소속 선수의 해외 진출 길을 적극 열어주는 편이다. 메이저리그 구단으로서도 키움 소속 선수에게 조금 더 눈이 갈 수밖에 없다. 키움 관계자는 "애리조나 측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주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쉬움을 삼킨 키움은 FA 원종현과 퓨처스 FA 이형종을 영입하면서 전력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이 외에도 임창민 홍성민 변시원, 내야수 정현민과 계약하면서 내실있게 전력을 보강했다.

이와 더불어 내년 시즌 최대 고민인 스프링캠프지 문제까지 해결하면서 2023년 우승 플랜 첫 단추를 기분 좋게 끼울 수 있게 됐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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