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왜 롯데냐구요? KIA만큼 팬들의 열정이 넘치는 팀은 롯데 뿐이잖아요."
부산에 새둥지를 튼 이정훈(28)의 목소리에는 기분좋은 여유가 담겨있었다.
대학교 3학년 때는 타율 4할2푼2리를 기록한 괴물타자였고, 프로 데뷔 이래 2군 규정타석을 채우고 3할을 넘긴 시즌만도 4차례다 올해도 3할4푼8리(198타수 69안타) 3홈런 4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42의 맹타를 휘둘렀다. 이 같은 기량을 인정받아 상무도 다녀왔다.
하지만 1군의 벽은 높다. 지난해 타율 2할4푼8리(129타수 32안타)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는 10타석 출전에 그쳤고, 시즌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다행히 발빠르게 여러 팀에서 연락이 왔고, 그중 롯데 자이언츠를 택했다.
|
이정훈은 부산이 '약속의 땅'이라고 했다. 지난해 데뷔 첫 홈런을 친 곳이 바로 사직구장(5월 6일 롯데전)이고, 처음 좌타를 시작한 것도 초등학교 5학년 때 소속 리틀야구팀의 부산 전지훈련이었다. KIA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박흥식 코치, 절친한 대학 선배 김주현의 존재도 힘이 된다.
롯데에선 다시 포수로 도전한다. 휘문고 시절 외야수에서 포수로 전향한 이래 항상 수비력에 대한 의문이 꼬리표처럼 붙어다녔다. 앞서 2020년에는 무릎부상, 2021년에는 발목 부상을 겪기도 했다.
|
1월까지 경기도 구리의 본가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한 뒤 스프링캠프에서 첫 인사를 할 예정이다. 롯데 팬들의 기억에 남고싶은 이정훈의 이상향이 궁금했다.
"항상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 팀이 필요할 때 한방을 쳐주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지켜봐주세요."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