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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키움 히어로즈의 아킬레스건은 결국 유격수를 비롯한 내야진이었다. 포스트시즌 내내 문제를 보여온 내야 실책이 급기야는 한국시리즈 5차전 4점차 리드마저 뒤엎어버렸다.
키움은 7일 SSG 랜더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악몽 같은 역전패를 당했다. 4-0으로 앞서던 8회 1사에서 최지훈의 땅볼 타구를 유격수 신준우가 잡지 못했다. 이후 최 정의 투런포가 터지며 분위기가 급반전됐고, 9회 마무리로 나선 최원태가 김강민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허용했다.
빗속에서 강한 타구를 잡는 일이 쉽진 않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무대다. 키움이 이겨도, SSG가 승리를 따낼 때도 기적 같은 상황이 연출된다. 양팀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만큼 순간순간 흐름이 바뀐다. 내야수 출신인 홍원기 키움 감독은 "어려운 타구였다"며 신준우를 감쌌지만,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가기엔 그 후폭풍이 너무 컸다.
이번 시리즈에 나온 공식적인 실책은 총 9개. 그중 5개가 키움이고, 4개가 키스톤 콤비(김휘집 신준우 김혜성)에서 나왔다. 홍 감독의 전문분야에서 1년 내내 겪어온 고민을 결국 해결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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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골든글러브 유격수인 김혜성을 2루로 돌렸다. 시즌초에는 김주형을 유격수로 활용했지만, 초반 버닝타임 이후 김주형이 실책을 쏟아내면서(11개) 예정대로 신준우와 김휘집의 경쟁 체제로 돌입했다. 타격에서 앞선 김휘집이 더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그만큼 실책도 많았다. 798이닝 동안 14개, 신준우는 196⅓이닝 동안 2개였다.
두 선수 모두 포스트시즌 들어 크게 흔들리고 있다. 5차전만이 아니다. 앞서 라가레스의 역전포에 무너진 3차전도 그 시작은 김휘집의 실책이었다. 최 정이 출루했고, 곧이어 라가레스가 승부를 뒤집는 홈런을 굥렸다.
키움이 승리하긴 했지만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앞서 LG와의 플레이오프 1, 3차전에도 김휘집의 실책이 있었다. 신준우 역시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당시 1회에만 연달아 실책 3개를 한 뒤 교체된 전적이 있다.
이제와서 김혜성을 유격수로 쓸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김혜성조차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에서 꾸준하게 실책을 거듭하고 있다. KBO리그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없이 배출해온 키움이기에 더욱 뼈아프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