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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배 아닌 독배?…'22년간 14번' 우승했을 성적+프차★ 떠난 자리 [SC초점]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11-04 12:40 | 최종수정 2022-11-04 14:31


LG 류지현 감독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10.02/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야구 감독은 흔히 '독이 든 성배'라고 불리지만, 차원이 다르다.

LG 트윈스가 류지현 감독과의 이별을 선언했다. LG 구단은 4일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빠른 시일안에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플레이오프 탈락일이 10월 28일. 이후 일주일간 침묵을 지킨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올해 LG는 87승2무55패로 정규시즌 2위에 올랐다. 승률이 6할1푼5리에 달한다. 21세기 들어 LG보다 좋은 승률을 기록한 '우승팀'은 단 8팀에 불과하다. 올해 LG보다 성적이 나쁜 정규시즌 우승팀이 14팀이나 된다. 6할1푼5리의 승률은 '왕조' 시대의 SK도 2번, 삼성도 1번밖에 넘지 못한 벽이다.

주어진 시간은 단 2년. 첫 해는 정규시즌 3위 후 '가을 귀신'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패했다. 올해는 눈부신 성적을 냈지만, 하필 역대급 투자를 쏟아낸 SSG 랜더스가 있어 1위를 내줬다. 그래도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물오른 키움 히어로즈에 의해 꺾였다.

지난 2년 통산 류지현 감독의 성적은 159승16무113패(승률 0.585). LG 구단 역사상 최고 승률 감독이다. 아직 '큰 경기에 약하다'는 딱지가 붙기엔 이르다. 검증이 부족한 이유는 더이상의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LG 류지현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0.28/
다른 팀에서 사령탑 경험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정규시즌의 무리없는 운영은 찬사를 받았다.

선수 시절 LG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스타였고, 코치 생활 내내 LG에만 몸담았다. 그보다 이 팀을 잘 아는 사령탑이 있을까. 하지만 그렇게 쌓인 29년의 무게도 '까임방지권'이 되진 못했다.


올해 개막 기준 10개 구단 중 가을야구에 오르지 못한 5개팀 중 3팀의 사령탑이 바뀌었다.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는 시즌 중 경질 후 감독 대행이 그대로 지휘봉을 잡았고, 두산 베어스는 사실상 '예고된 교체'였다. 나머지 2팀은 외국인 감독이다.

반면 류지현 감독은 가을야구에 오른 5개 팀 중 처음으로 바뀌는 사령탑이 됐다.

다음 감독에게 주어진 미션은 오직 우승, 최소 한국시리즈 진출이다. 이쯤되면 성배보다는 말 그대로 '독배'에 가깝다. 독이 때론 몸에 약이 될수도 있다는 확률을 믿어야할 지경이다. 류지현 감독은 "지난 29년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떠나게 됐습니다. LG 트윈스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우승 약속 지키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올립니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2년, 그 이상의 인내심은 무리였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2001년 이후 올해 LG보다 더 좋은 정규시즌 성적을 거둔 우승팀(8팀)

2002 삼성(0.636)

2008 SK(0.659)

2010 SK(0.632)

2014 삼성(0.624)

2016 두산(0.650)

2018 두산(0.646)

2019 두산(0.615)

2022 SSG(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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