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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예상을 뛰어넘는 활약. 한국시리즈 데뷔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침착함이었다.
SSG 랜더스 좌완 투수 오원석이 생애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오원석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부담감이 컸을 것이다. 2001년생, 올해 만 21세인 오원석은 이번이 데뷔 첫 포스트시즌 출전이다. 포스트시즌 첫 등판이 한국시리즈, 그것도 선발 등판이니. 부담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김원형 감독도 비상 사태에 대비했다. SSG는 이날 일찍부터 선발 투수들을 뺀 나머지 투수 전원이 대기를 하고 있었다. 무조건 잡아야 2승을 선점할 수 있는 상황. 오원석이 너무 빨리 무너지면, SSG는 불펜 출혈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김원형 감독은 "원석이가 5이닝 정도만 막아줘도 정말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오원석은 기대 그 이상의 투구를 보여줬다. 상대 투수 에릭 요키시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호투를 펼쳤다. 오원석은 5⅔이닝 동안 5안타 7탈삼진 2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1회부터 차분하게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았고, 직구 구위 뿐만 아니라 변화구 제구도 날카로웠다. 3회 1아웃을 잡고, 김휘집에게 볼넷을 내주며 첫 출루 허용. 2아웃 이후 김준완에게 첫 안타까지 허용했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임지열을 상대로 1b2s에서 큰 각으로 휘어 떨어지는 커브를 던지면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냈다.
4회에 야시엘 푸이그에게 2루타를 맞고, 2아웃 이후 볼넷과 안타로 첫 실점 했다. 그러나 수비 도움을 받았다. 적시타 직후 공이 홈으로 중계되는 것을 1루수 오태곤이 중간에 커트해 홈 송구 대신 1루 주자의 오버런을 잡아냈다. 키움은 첫 타점이 나오고도 1루주자 이지영이 3-유 간에서 태그 아웃되며 이닝이 종료돼 흐름이 끊겼다.
오원석은 6회 2사 1,3루 위기 상황에서 교체됐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팀의 리드 상황도 아니었지만 팀이 오원석에게 기대했던 역할은 충분히 해냈다. SSG 응원석에서는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오원석에게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강렬한 한국시리즈 데뷔전이었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