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없는 월드시리즈 논란…대체 뭐가 문제일까?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2-10-29 10:08 | 최종수정 2022-10-29 16:56


토니 클락 MLB 선수노조 사무총장.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월드시리즈에 아프리카계 미국인 선수들 0명. 메이저리그(MLB)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월드시리즈가 막이 올랐다. 하지만 '장외 논란'이 불거졌다. 바로 월드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 가운데, 아프리카계 미국인 선수. 그러니까 흑인 선수가 한명도 없기 때문이다.

사실 인종에 따라 선수를 선발하지는 않는다. 또 미국계 백인 선수 뿐만 아니라, 중남미 출신의 유색인종들도 상당수 엔트리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MLB는 유색인종의 참여 여부 보다도,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단 한명도 없다는데 충격을 받은 것 같다.

MLB 월드시리즈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선수가 한명도 뛰지 않은 것은 1950년 이후 72년만이다. MLB에서 상징적 흑인 야구 선수인 재키 로빈슨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물론 흑인 감독은 있다. 휴스턴을 이끄는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바로 아프리카계 미국국적 흑인이다. 베이커 감독은 "흑인 선수가 월드시리즈에 한명도 없다는 게 MLB가 자랑스러워 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토니 클락 MLB 선수노조 사무총장도 "매우 실망했다. 불행함을 느낄 정도다. 매우 놀랐다"고 강하게 표현하며 "이 문제는 새로 생긴 문제가 아니고, 오랫동안 핵심 쟁점이었다. 앞으로 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제안해야 한다"고 의견을 어필했다.

클락 사무총장은 또 "MLB 경기는 다양성이 있을 수록 더 좋다. 이번에 화제가 된 만큼 더 많은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열린 MLB 신인 드래프트 상위 5명의 선수 중 4명이 흑인인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때문에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만, 장담을 할 수 없다.


이유는 분명하다. 미국에서는 야구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 인기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여전히 '야구는 백인이 즐겨한다'는 인상이 강하게 남아있다. 반면 농구는 흑인들의 주종목이다. 실제로 MLB에 핵심 흑인들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그들이 NBA와 NFL을 바라보며 꿈을 키우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운동 능력이 가장 빼어나다고 평가받지만, 종목에 따른 편차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MLB 사무국 입장에서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특정 인종은 배척이 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선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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