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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준 기자] 포스트시즌만 되면 다른 타자가 돼 버린다.
홍창기(LG 트윈스)의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두 경기 타율은 1할4푼3리(7타수 1안타). 내야 안타와 볼넷으로 두 번 출루한 게 전부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홍창기는 볼넷과 안타를 제외하면 삼진과 땅볼로만 타석에서 아웃됐다. 좀처럼 강한 타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표본 수가 적지만, 포스트시즌이기에 부각될 수밖에 없는 부분.
홍창기는 올해 FA로 이적한 박해민과 테이블세터를 이뤘다. 지난해처럼 뛰어난 선구안을 보여줬다. 출루율 0.390으로 출루율 부문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부상으로 잠시 1군에 빠져 있었지만, 시즌 타율 2할8푼6리(437타수 125안타) 76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745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정규시즌과 같은 활약과는 아직 거리를 두고 있다.
10월 타율 3할4푼8리(23타수 8안타)로 좋았지만 현재 타격감이 뚝 떨어진 모습. 이럼에도 더딘 가을야구 스타트는 실전 감각 공백에서 떠올려 볼 만하다. LG는 지난 11일 KT 위즈와의 최종전 이후 서산에서 열린 교육리그 3경기에 참여해 감각을 끌어올렸다. 체계적으로 대비했지만, 긴장감의 차원이 다른 가을야구에선 이런 공백 여파가 묻어날 수도 있다.
가을야구에 임하는 심리에서도 원인을 찾을 만하다. 정규시즌에 성적이 좋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중압감을 느껴 부진한 선수들이 더러 있다.
여전히 LG 타선에서 홍창기는 믿음을 가질 만한 선수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박해민의 좌익수 파울 플라이 때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2루로 태그업해 진루에 성공했고, 후속타 때 홈을 밟아 승리에 기여했다.
이제 타석에서 존재감을 보여줄 차례다. 남은 플레이오프 기간 우리가 기억하는 홍창기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이승준 기자 lsj0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