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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가을의 상징' 유광점퍼, 실제로 얼마나 잘 팔리나?[SC핫이슈]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2-10-26 16:19 | 최종수정 2022-10-26 16:49


점퍼를 입고 응원하는 LG팬들의 모습. 스포츠조선DB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PO 1차전. 시구자 박성웅이 유강남을 격려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10.24/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말 그대로 불티나게 팔린다. LG 트윈스는 올해 가을도 '유광 점퍼'와 함께 하고 있다.

강렬한 빨강, 검정, 흰색 매치에 번쩍번쩍 소재. 번지르르 하게 광택이 난다고 해서 '유광 점퍼'라는 이름이 붙은 이 옷은 오랫동안 LG 선수단의 상징이다. 구단 로고가 바뀌어도 유광점퍼라는 존재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선수단용 추계, 동계 점퍼는 타 구단도 모두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점점 더 심플한 디자인을 채택하는 추세다. 색깔과 디자인도 자주 바뀐다. 번쩍이는 소재를 쓰는 구단도 지금은 거의 없다. 하지만 LG는 큰 틀을 바꾸지 않았다.

그만큼 언제부턴가 LG팬들에게 유광 점퍼는 '가을야구'의 상징이었다. 2000년대 속칭 '암흑기'. LG의 팀 성적이 부진했던 시절. LG팬들은 '올 가을에는 제발 유광 점퍼를 입고 싶다'고 외쳤다. 점퍼는 대부분 초가을 이후, 날씨가 쌀쌀해졌을 때만 입을 수 있는 외투다. 즉,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면 점퍼를 입을 일이 거의 없다. 팬들의 바람도 여기에서 기인했다. 우승을 보고 싶다는 뜻이다. 그러다보니 LG 선수들도 매 시즌 각오를 물으면 "올해는 꼭 팬들에게 유광 점퍼를 오래오래 입을 수 있게 해드리고 싶다"는 상징적 표현을 하곤 한다. 자연스럽게 옷으로 만들어진 전통이 된 셈이다.

올 시즌 LG팬들은 신바람 나게 유광점퍼를 꺼내들었다. LG는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아쉽게 역전 우승을 하지는 못했지만, 내내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보여주면서 정규 시즌 2위라는 성과를 거뒀다.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키움 히어로즈와의 맞대결 1차전에서도 짜임새 있는 야구를 펼치면서 6대3으로 완승을 거뒀다. 예전에는 정규 시즌에 잘하고도,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하다는 인상이 있었지만 이제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2022시즌 LG 트윈스다.

플레이오프 1,2차전이 열린 LG의 홈 구장 잠실구장은 과반이 LG를 응원하는 관중들로 채워졌다. LG팬과 비 LG팬을 구분할 수 있는 가장 결정적 아이템이 바로 유광점퍼였다. 밤이 되면 기온이 뚝 떨어지는 추운 날씨가 찾아오면서, 상당수의 관중들이 유광점퍼를 착용했다. 또 하나의 장관이었다.

실제로 유광점퍼는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공식 판매처에서 판매하는 성인용 유광점퍼는 세 종류다. 하나는 선수단이 실제로 착용하는 의류 후원 브랜드가 제작한 '어센틱' 유광점퍼고, 다른 하나는 팬들을 위한 '레플리카' 유광점퍼다. 또 하나는 코카콜라와 협업한 유광점퍼다. '어센틱' 제품은 판매가 24만9000원이고, '레플리카' 제품은 판매가 11만5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레플리카' 제품의 경우 대부분의 사이즈가 모두 품절이다.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가장 작은 사이즈 한 종류만 빼고, 전 사이즈가 품절이라 구매자체가 불가능하다. 나머지 두 종류의 점퍼는 상대적으로 재고에 여유가 있다.

오프라인도 마찬가지다. 현재 잠실 구장 내에 있는 매장에서도 유광점퍼 주요 사이즈는 모두 품절이다. 플레이오프 1,2차전 기간 동안 온오프라인을 합쳐 팔린 유광점퍼의 판매량이 올해 전체 판매량의 14%에 해당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특히 1,2차전이 열린 기간 잠실 구장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역대 최고 수준의 일일 매출을 기록했는데, 그중 유광점퍼가 총 매출의 48%를 기록했다. 최고 매출의 절반이 유광점퍼 판매 금액으로 채워진 것이다.

더한 기록도 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1차전때 유광점퍼의 주요 사이즈들이 일찌감치 품절되면서, 2차전에서는 '없어서 못파는' 상황이 생기면서 매출이 더 늘지 못했다. 1,2차전 기간 동안 유광점퍼 매출액은 유니폼 매출액의 약 4배에 달했다. 사실상 LG팬들은 '포스트시즌 맞이'를 점퍼 구입으로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품 판매 관계자들도 빠르게 추가 재고를 확보해 다음주에는 다시 재고를 채울 예정이다.


LG는 홈에서 열린 2경기 모두 매진을 기록하면서 '인기팀' 저력을 과시했다. 팬들이 바라는 것은 점퍼를 더 오랜 기간 야구장에서 입을 수 있는 것. 그리고 1994년 이후 못 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지켜보는 것이다. 이토록 뜨거운 팬들의 열기에 LG가 응답할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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