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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에이스 투수들이 타자들을 압도하는 단기전.
1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KIA의 와일드카드 1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양팀 9번 유격수에 배치된 KT 심우준과 KIA 박찬호의 센스 넘치는 주루 플레이가 수원KT위즈를 가득 메운 관중을 열광케 했다. 2020년 도루왕 심우준과 2019년, 2022년 도루왕 박찬호의 양보 없는 동기생 간 발 대결.
심우준은 3회 1사 2루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1사 1,2루. 조용호의 펜스 직격 2루타가 터졌다. 체공시간이 있었고, KIA 우익수는 강견 나성범. 하지만 발에 자신 있는 심우준은 2루 베이스를 넘어 타구를 왼쪽으로 바라보다 펜스에 닿는 순간 지체 없이 홈으로 뛰었다. 2루주자 배정대가 따라잡힐 뻔 할 정도로 빠른 판단이었다. 순식간에 KT의 선취 2득점이 만들어졌다. KT는 알포드의 적시타를 보태 3-0으로 리드를 잡았다. 경기의 중요성, 벼랑 끝 KIA선수들의 심리상태로 볼 때 선취득점의 의미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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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으로 뒤진 5회초 KIA 공격.
1사 후 박찬호가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류지혁의 중견수 쪽으로 빠져 나가는 안타성 타구가 유격수 심우준의 환상적 다이빙캐치에 막혔다.
2사 2루에서 이창진의 1루쪽 땅볼 타구가 나왔다. 1루수가 투수에게 송구하는 틈에 박찬호는 전력질주로 홈을 파고 들었다. 때 마침 투수가 공을 놓치면서 득점이 이뤄졌다. 2-3, 한점 차로 추격하는 천금 같은 주루 플레이였다.
박찬호는 2-3으로 뒤진 7회 1사 후에도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류지혁 타구 때 지체 없이 2루도루를 성공시켰다. 박찬호는 2-6으로 승부가 기운 9회초 2사 후에도 중전안타로 포기 없이 3안타 경기를 펼쳤다.
약속이나 한 듯 멀티히트로 출루하며 하위타선의 득점원으로 맹활약한 심우준과 박찬호.
KT의 6대2 승리로 시리즈는 단판 승부로 끝났지만 승패를 떠나 가을야구 서막을 아름답게 장식한 한국 프로야구 대표적 준족다운 빛나는 명품 발 대결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