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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와 日서 한솥밥, 포크볼 배운 엄청난 인연→LAD 불펜 핵심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2-10-13 09:11 | 최종수정 2022-10-13 09:15


LA 다저스 크리스 마틴이 지난 12일(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세이브를 올린 뒤 포효하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크레이그 킴브렐이 로스터에서 제외된 LA 다저스는 포스트시즌서 집단 마무리 체제를 쓰고 있다.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각)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는 크리스 마틴이 2점차로 앞선 9회초 등판해 승리를 지켰다. 마틴은 4타자를 맞아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11개의 공을 던진 마틴의 직구 구속은 최고 96.2마일을 찍었고, 주무기인 커터는 90마일대 초반을 유지했다.

다저스는 지난 여름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시카고 컵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마틴을 데려왔다. 불펜 강화 목적이었지 마무리를 쓴다는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시즌 막판 상황이 바뀌었다. 붙박이 마무리 킴브렐이 불안감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이날 승리 후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은 LA 타임스 인터뷰에서 "마무리가 불안해 데려온 건 아니지만,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했다. 당시에는 9회를 염두에 두진 않았으나, 지금은 언제든 나가 제 몫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다저스는 그를 3년 전에도 영입하려고 했다. 마틴의 강점은 좌우 타자 유형을 가리지 않고, 스트라이크를 던진다는 점이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프리드먼 사장은 그를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엘리트 투수(elite strike thrower)'라고 부른다.

그는 다저스 이적 후 26경기에서 3승1패, 2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46, 피안타율 0.135를 마크했고, 96타자를 상대해 볼넷 1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제구가 뛰어나다는 게 기록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다저스는 마틴에게만 뒷문을 맡길 생각은 없다. LA 타임스는 '후안 소토 타석이라면 좌완 알렉스 베시아가 등판할 것이고, 에반 필립스, 블레이크 트레이넨도 있다'고 했다.

1986년생인 마틴은 올해 36세다. 프로 경력이 화려하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2년을 뛰었다. 2014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데뷔한 마틴은 2015년 양키스로 옮겼지만, 별다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마침 그해 겨울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연락이 와 일본 프로야구 용병으로 2년을 뛰게 됐다.

마틴은 "말하기 좀 그렇지만, 그땐 형편이 어려웠다. 그래서 일본을 택했다. 이곳에서는 사이닝보너스도 없었고,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없었다. 나이는 들어가고 상황이 악화될 수 있었다"고 당시 일본행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불펜투수로 맹활약했다. 두 시즌 동안 92경기에 등판해 88⅓이닝을 던져 22세이브, 91탈삼진, 평균자책점 1.12를 마크했다. 덕분에 2018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2년 400만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재입성할 수 있었다.

그런데 니혼햄 시절 마틴이 인연을 맺은 선수가 바로 오타니 쇼헤이다. 오타니는 2013년 니혼햄에 입단해 2017년까지 던졌다. 오타니도 201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으니, 인연이 깊다. 마틴은 오타니에게서 포크볼을 배웠다고 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스플릿핑거드 패스트볼로 부른다.

마틴은 "매일 오타니를 보는 건 재미있는 일이었다. 일본에서 우리는 민간항공기를 이용했는데, 팬들이 오타니에게 몰리면 우리가 막아줘야 했다. 공항, 기차역에 팬들이 많이 몰려들었다. 엄청났다. 그래도 그는 신경 안쓰고 고개를 숙이고 자기 할 일을 했다"고 회상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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