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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치열한 순위 싸움과는 별개로 벌써 움직이기 시작한 FA 시장. 소문이 무성하다.
이번 FA 시장은 '극과 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도권을 쥔 포지션은 단연 포수다. 역대 FA 시장 중 이렇게 1군 주전급 포수들이 한꺼번에, 같은 시즌에 FA 자격을 획득하게 된 사례가 없었다. NC 다이노스 양의지와 SSG 랜더스 이재원, LG 트윈스 유강남, 두산 베어스 박세혁, KIA 타이거즈 박동원까지 5명의 주전 포수들이 FA 자격을 얻게 될 예정이다. 인원수가 가장 많은 포지션은 투수지만, 올해 FA 시장은 '포수대첩'이 주도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포수들 중 박동원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같은 에이전시 소속이기 때문에 협상 과정이 더욱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수라는 포지션의 특성상 단기간에 성적을 내야하는 팀 입장에서는 육성하는데 한계가 있다보니 더더욱 FA 영입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대표적 사례가 NC 다이노스다. NC는 2018시즌을 마치고 FA로 풀린 양의지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낸 끝에 계약에 성공했고, 2020시즌 주전 포수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FA를 앞둔 주요 포수들 역시 해당 포지션이 빈약하다고 여겨지는 팀들은 충분히 노려볼만 하다. 1,2순위 포수들의 몸값이 부담스럽다면, 영입 대전에서 한걸음 물러나 상대적으로 몸값이 낮은 포수와 협상을 해볼 수도 있다.
FA를 앞둔 포수들의 원소속 구단들도 고민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무조건 잡아야 하는지, 아니면 어느정도 조건에서 계약을 해야 하는지, 혹시 해당 선수가 타팀으로 이적할 경우 차후 어떤 대비를 해야하는지.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세워볼 수밖에 없다. 대어급 포수들이 팀을 옮기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연쇄 이동도 불가피 할 전망이다.
다만, KBO리그의 특성상 FA 영입 같은 굵직한 업무의 최종 결정은 결국 프런트가 아닌 모기업 최고 결정권자가 하게 된다. 현재 시점에서 구단들도 확답을 할 수 없는 이유다. FA 영입을 고려하고 있는 구단들은 "결국 위에서 최종 사인을 내려줘야 정확히 윤곽이 나올 것 같다", "아직까지는 뚜렷한 계획이 없는데 위에서 어떤 지시가 내려오느냐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이야기가 나온다. 현재 치열하게 순위 싸움 중인 최상위권 팀들의 상황도 눈여겨 봐야 한다.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는 일부 구단들이 포스트시즌 전쟁을 치른 후 FA 시장에 '급' 참전을 선언하면 충분히 변수가 발생 가능하다. 아닌 척 하지만 모든 구단이 보이지 않게 계산기를 두들겨보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