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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현장 속은 타들어가겠지만, 보는 사람들은 재밌네.
물가는 비상이고, 정치인들은 싸움만 한다. 먹고 살기 너무 팍팍한 요즘, 사람들이 여가에 눈을 돌리기 힘들다.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갈수록 경기장을 찾는 팬이 줄고(1위 SSG 랜더스는 예외다) 관심도가 떨어진다. 허구연 신임 총재가 시즌 초 부임하며 '야구 인기 부활'을 외쳤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시즌 종료를 앞두고 순위 경쟁이 한치 앞을 모르는 소용돌이 속에 빠졌다. 철옹성같던 1위와 5위의 장벽에 균열이 생겼기 때문이다.
8월 말 9경기이던 승차 1위 SSG와 2위 LG의 승차는 이제 3.5경기다. SSG가 1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9회 오태곤의 극적 끝내기 홈런으로 14대13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면 시나리오가 더욱 흥미로워질 뻔 했다. 2.5경기의 승차가 문제가 아니라, 초조함 속에 쫓기고 있는 SSG가 충격적인 역전패로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질 뻔 했다. 여기에 LG가 최하위 한화 이글스에 발목이 잡힌 것도 SSG에는 천운이었다.
하지만 두 팀의 경쟁이 이대로 끝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LG에 마지막 기회가 한 번은 찾아올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양팀의 마지막 맞대결이 25일 예정돼있다. 그 전 양팀 승차가 1.5경기 정도로 줄어든다면, 양팀이 목숨 걸고 뛸 단판 승부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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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이번 주말 양팀이 창원에서 운명의 3연전을 벌인다. KIA는 150억원을 투자해 올시즌을 앞두고 NC의 간판스타 나성범을 데려왔다. 그런데 그 NC에 5위를 내준다? KIA 입장에서는 생각하기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당사자들은 피가 마를 심정일 것이다. 특히 추격을 당하는 팀은 잠도 쉽게 이루지 못할 나날들이다. 하지만 지켜보는 팬들은 재미있다. 매일 이 팀들의 경기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지루했던 KBO리그가 막판 불타오르고 있다. 이 기세가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져야 야구 인기도 되살아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