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대호는 여전히 반짝였다. 하지만 가을야구는 또 멀어졌다.
롯데 자이언츠는 8월 30~31일 양일간 키움 히어로즈와의 2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2경기 모두 1점차 승부. 고비 때마다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진 키움과 그렇지 못한 롯데의 차이였다.
1위 SSG 랜더스를 위협하던 위치에서 어느덧 4위까지 추락한 키움은 매순간이 승부수였다. 30일에는 간판타자 이정후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롯데 선발 찰리 반즈를 상대로 12타수 1안타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 이정후는 5회 반즈가 교체된 뒤 대타로 출격, 2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리며 감독의 배려에 부응했다.
선발투수의 교체 타이밍도 빨랐다. 윤정현은 5회 도중, 타일러 애플러는 3회를 마친 뒤 바뀌었다.
그 뒤에 마운드를 채운 선수가 신인 이명종인 점도 눈길을 끈다. 선수의 경력이나 경험보다는 현재의 폼만을 고려해 투입한 결정. 이명종은 이틀간 2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2승을 올렸다.
|
이명종 외에 김선기 김성진 김태훈, 마무리 김재웅까지 2연투를 했다. 이기는 경기는 확실하게 잡고 가겠다는 속내가 엿보였다.
반면 롯데는 뚝심으로 맞섰다. 부상과 코로나19 여파로 올시즌 다양한 라인업을 내놓은 롯데지만, 래리 서튼 감독의 속내는 어느 정도 정해져있다.
이번 2연전에 임한 롯데의 타순은 베스트 라인업이었다. 테이블세터에 정 훈과 잭 렉스를 배치하고, 전준우 이대호 안치홍 한동희로 중심타선을 꾸민다. 여기까진 사실상 고정 라인업이다. 변화를 준다면 리드오프가 렉스나 안치홍으로 바뀌는 정도, 구성은 거의 동일하다.
하위 타순에 우익수, 포수, 유격수가 배치되는 것도, 좌투수가 나왔을 때 고승민 대신 신용수가 기용된 것도 같았다.
|
31일은 올시즌 후 은퇴하는 이대호가 고척 스카이돔과 야구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는 날이었다. 이대호는 이날 2타점을 올리며 KBO 통산 1400타점의 이정표에 도달했다. 이승엽(1498타점) 최형우(1448타점) 다음으로 역대 3번째다.
하지만 팀은 이틀 연속 패했고, 가을야구는 저만치 멀어졌다. KBO 1호 은퇴투어를 펼쳤던 이승엽처럼, 이대호도 은퇴 시즌에 가을야구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은퇴시즌에 뛰어난 성적을 낸 만큼 아쉬움이 더 크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