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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분명히 왼쪽 새끼 손가락이 아파서 타격이 힘들다고 했다. 기껏해야 대수비 정도로 나갈 것으로 봤다.
대수비로 나왔다. 그런데 6회초였다. 타석에 1∼2번 정도 나갈 수 있었다. 타석에도 섰다. 승리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 홈런을 쳤다. KT 위즈의 주전 유격수 심우준 얘기다.
20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은 쉬어야 했다. 21일에도 수비는 가능하다는 설명과 함께 선발에서 제외. KT 이강철 감독은 심우준에 대해 "10승 투수와 맞먹는다"며 그의 중요성, 특히 수비에서의 안정감을 높이 평가했다.
리드하고 있을 때 빨라야 7,8회쯤 나올 줄 알았던 심우준은 6회초 수비 때 등장했다. 6-2로 쫓긴 1사 1,3루 상황에서 KT 이강철 감독이 승리를 지키기 위해 심우준을 일찍 낸 것. 그런데 신기하게도 심우준이 투입된 이후 타구가 심우준쪽으로 가지 않았다.
심우준은 오히려 타격에서 한 건 했다. 6회말 첫 타석에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던 심우준은 8-3으로 앞선 7회말 2사 1,2루서 KIA 유승철의 몸쪽 높은 144㎞의 직구를 받아친 것이 좌측 담장을 넘었다. 높게 뜬 타구라 심우준도 한참을 지켜봤다. 11-3이 되며 승부의 추가 완전히 KT로 넘어갔다. 경기전 심우준에 대해 "타격은 힘들다"고 했던 이 감독은 심우준이 홈런을 치고 들어오자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손가락 상태가 궁금했다. 심우준은 경기후 "손가락 상태는 50∼60% 정도다"라며 "태그 플레이만 조심하면 수비는 소화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홈런에 대해 묻자 "박병호 선배와 알포드가 출루한 상황에서 홈런을 쳤다. 먼저 나간 주자들의 기운이 나에게 넘어온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타석에서는 홈런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심우준은 "개인적인 부상은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경기에 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