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태군마마→이대호 은퇴투어→김광현 큰절→연장 승부치기…볼거리 가득했던 축제 [올스타전]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7-16 23:04 | 최종수정 2022-07-16 23:05


2022 KBO 올스타전이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드림올스타 김태군이 타석으로 들어서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7.16/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휘황찬란한 임금님 복장부터 레게머리, 저승사자까지 선수들의 센스 넘치는 코스튬이 빛났다. 이정후는 존경하는 선배의 홈런을 훔쳤고, 나눔올스타는 홈런 2방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40주년 올스타전. 40주년 기념 레전드들의 인사부터 첫 걸음을 뗀 이대호의 은퇴투어까지 볼거리가 가득했다.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꿈꾸는 선수들의 경쟁심도 돋보였다.

이정후는 화려한 레게머리로 눈길을 끄는가 하면, 타고난 수퍼스타답게 첫 타석에서 파울 홈런을 친 뒤 직접 심판의 헤드셋을 쓰고 비디오판독을 듣는가 하면, 1회말 수비에선 '존경하는 선배' 박병호의 중월 홈런성 타구를 환상적인 점프캐치로 낚아챘다.


2022 KBO 올스타전이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나눔 올스타 선발투수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7.16/
이정후의 유니폼에는 '종범 주니어(Jong Beom Jr)'가 적혀있었던 반면, 양현종은 '최다득표 감사'라는 글귀를 넣었다. 그는 공을 던지기에 앞서 자신의 등을 팬들에게 보여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은퇴투어 행사를 가진 이대호의 등에는 '덕분에 감사했습니다'가 새겨져있었다.

그런가 하면 드림 김태군은 곤룡포를 차려입고 등장해 좌중을 웃겼다. 그는 뒷짐을 진 채 천천히 타석으로 걸어나왔고, 나눔 포수 양의지는 90도 폴더인사로 화답했다. 경기 내적으로도 양의지의 포수 뜬공 때 과감한 고의 낙구 병살을 시도하는 모습도 있었다.

4회초에는 황대인의 타석을 앞두고 황대인 양현종 나성범 류지혁 등 KIA 선수들이 한꺼번에 걸어나왔다. 이들은 손을 'ㅅ'자로 만들며 관중석에 부상으로 빠진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쾌유를 기원하는 응원가를 요청했고, 팬들은 우렁차게 화답했다.


2022 KBO 올스타전이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1사 1,2루 드림올스타 이대호가 외야플라이로 물러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7.16/
드림올스타로 참여한 김광현이 다름아닌 소크라테스에게 사구를 던져 부상을 입힌 투수였다. 1회 피칭 후 더그아웃에서 쉬고 있던 김광현은 소크라테스의 응원가에 냅다 그라운드로 난입, 팬들을 향해 90도 인사와 큰절을 올리며 용서를 구했다. 그런가 하면 드림 좌익수 한유섬은 김선빈의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걷어올린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평소와는 다른 세리머니를 펼쳤고, 마운드의 뷰캐넌은 모자를 벗으며 정중한 인사로 화답했다.

KBO 최단신 선수인 드림 김지찬은 '지찬어린이'란 별명답게 유치원생 차림으로 등장했고, '좌승사자' 이승현은 저승사자 복장으로 나타났다. '방귀대장 뿡뿡이' 황대인은 양볼에 색종이를 붙이고 귀여운 모습을 연출해 팬들을 웃겼다.


이날 경기도 끝까지 열전이었다. 나눔올스타는 8회초까지 1-3으로 뒤졌지만, 8회초 터진 황대인의 투런포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올스타전은 2011년 이후 11년만에 첫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은 무제한 승부치기로 펼쳐진다.


2022 KBO 올스타전이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드림올스타 김지찬이 타석으로 들어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7.16/
드림은 10회초 포수 김민식을 투수로 올리는 팬서비스에 나섰다. 드림은 최지훈의 홈보살, 황재균의 호수비로 2아웃을 쌓았지만, 마지막 타자 정은원에게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허용했다.

반면 나눔은 10회말 리그 최고의 마무리 고우석을 올려 대대적인 야유에 직면했다. 뷰캐넌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양팔을 벌리며 항의하는 포즈를 취했다. 고우석은 깔끔하게 10회말을 무실점으로 막고 우수투수상을 거머쥐었다.

우수 타자상은 황대인, MVP는 정은원, 베스트 퍼포먼스 상은 김태군이 차지했다. 김태군은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뛸듯이 기뻐하며 시상대로 난입, 팬들을 다시한번 웃겼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