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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버티자, 버티자. 1아웃만 생각하자."
그리고 그 다짐을 실천중이다. 전반기 16경기에 등판, 98⅓이닝을 소화했다. 경기당 평균 6이닝이 넘는다. 5회를 마치기 전에 교체된 경기는 한번도 없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박세웅은 최근 8경기 연속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에 실패한 경기도 6회, 7회까지 버티곤 했다.
"항상 선발투수로서 최소한의 역할을 하고 내려오자는 생각을 한다. 점수를 좀 주더라도, '버티자 버티자'고 되뇌이곤 했다. 내가 승리를 올리고 못올리고를 떠나 팀이 이기면 '아 내가 선발로서 할 수 있는 걸 다했구나' 생각한다. 그런데 자꾸 지니까 스트레스였다."
그런 박세웅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 이가 있다. 김선우 해설위원이다. 박세웅은 전날 김선우 위원을 만나 이런저런 하소연을 하며 자문을 구했다. 그 조언이 큰 힘이 됐다.
"너무 한 경기 전체를 생각하지 마라. 그때그때 1아웃, 1아웃만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라고 하셨다. 오늘 마운드에서 여러번 되새긴 말이다. 안타를 맞고 볼넷을 주면서도 '1아웃 1아웃' 떠올렸다."
박세웅은 전반기를 6승5패 평균자책점 3.39로 마무리했다. 5월초까지 기록하던 1점대 평균자책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 성적만 유지해도 커리어 하이를 노릴 수 있다.
하지만 박세웅은 안주하지 않는다. 이날 선보인 달라진 투구폼. KBO리그 정상급 투수가 시즌 도중 투구폼에 변화를 주는 건 보기드문 일이다. 자칫 밸런스가 흔들릴 수 있는 모험이기도 하다. 올스타 휴식기를 맞이한 그의 최대 고민이다.
"몇년째 생각만 하고 있었다. 글러브를 낀 왼팔의 자세가 별로 좋지 않다. 상체가 빨리 나가고 머리가 빨리 넘어간다. 작년에는 폼을 수정하지 않고도 좋은 결과를 냈으니까…어제 연습할 때 한번 바꿔봤고, 이왕 하는 거 오늘도 해보자 싶어 그렇게 던졌다. 휴식기에 한번 바꿔볼지, 아니면 시즌 뒤에 수정할지는 좀더 고민해봐야한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