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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 인터뷰]"시속 160km 던질 수 있지만 무리할 생각 없어요. (안)우진이 형 영상 자주 보고 있어요."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22-06-30 11:01 | 최종수정 2022-07-01 05:51


재활훈련중인 문동주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근육이 붙으면 시속 160km 빠른 공을 충분히 던질 수 있다고 했다. 서산=민창기 기자

28일 서산 한화 2군 구장 로비에서 문동주가 포즈를 취했다. 문동주는 1군 경기에 등판할 때마다 매경기 배우고 느꼈다고 했다. 서산=민창기 기자

서산 한화 2군 구장 내 실내훈련장에서 문동주가 선배 노시환과 캐치볼을 하고 있다. 서산=민창기 기자

언제 '슈퍼루키'가 씩씩하게 던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의 '미래 에이스' 문동주(19)는 요즘 서산 한화 2군 구장에서 재활훈련중이다. 지난 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프로 첫 선발로 나섰는데, 등판 후 캐치볼 과정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안쪽에 뭉침 증세를 확인했다. 2이닝 1안타 4사구 4개 4실점. 타자 11명을 상대로 49구를 던졌다. 최고 시속 156㎞가 나왔다.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됐던 '슈퍼루키'에 걸맞은 활약은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문동주는 2003년 12월 생이다. 아직 만 19세가 안 된, '젊은 선수'라기 보다 '어린 선수'다. 급하게 서두를 이유가 없다. 28일 서산 한화 2군 구장에서 잔류군 소속으로 재활훈련중인 문동주를 만났다.

프로 첫 선발등판 경기. 최대 3이닝을 생각했는데, 3회를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넘겼다. 관심이 집중됐던 그날 이야기부터 들었다.

"3회말에 (마운드에)올라가면서 이번 이닝만 어떻게든 잘 막아보자고 다짐했어요. 2회까지는 초구 스트라이크가 안 들어가긴 했지만, 그래도 경기를 잘 풀어갔어요. 3회에는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스스로 무너졌고요. 안타를 맞거나 홈런을 맞아서가 아니라, 제가 못했어요."

1군 경기에 등판할 때마다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다. 유리한 볼카운트를 가져가야 타자를 상대하기 편하다. 1,2회에는 어떻게든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3회 들어 볼로 시작하다보니 힘들어졌다. 투구수가 쌓이면서 더 그랬다. 투구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공격적인 피칭이 중요한 것 같아요. 피해가지 않고 맞더라도 일단 공격적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맞아도 얻을 게 있을 것 같아요."

올 시즌 최고 구속이 시속 157km까지 나왔다. 편안한 투구폼으로 150km대 빠른 공을 참 쉽게 던진다. 누가 뭐라 해도, 문동주의 가장 큰 강점은 빠른 공이다. 대다수 투수가 투구 직후에 고개를 돌려 전광판에 찍힌 구속을 확인한다. 자신의 현 상태를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에서다.


"경기중에 전광판을 안 봐요. 공을 던진 후 관중석에서 소리가 크게 나오면, 스피드가 많이 나왔구나 생각해요. 그날 공의 느낌, 이런 게 더 중요해요. 스피드에 신경 쓰지 않지만 장점이
5월 26일 대전 두산전에 등판한 문동주.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스피드니까 스피드를 죽이거나 그럴 생각은 없어요. 제가 제구가 그렇게 나쁜 투수는 아니거든요. 구속이 더 나오도록 노력은 할 거고요."

최근 키움 히어로즈 우완 안우진이 시속 160km 강속구를 던져 화제가 됐다.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의 사시키 로키는 160km 빠른 공을 한 경기에 10개 이상 던진다. 모든 투수에게 시속 150km 패스트볼은 로망이다. 그런데 160km 라니.

"충분히 지금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지만 무리할 생각은 없어요. 올해는 솔직히 힘들어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해 근육이 붙으면 자연스럽게 공에 힘이 실리고 더 빨라질 것같아요."

키 1m88, 체중 98kg. 단단한 하체를 타고났다. 든든한 자산이다. 만 19세가 안 된 문동주는 아직도 성장중이다.

"최근에 키를 재본 적은 없지만, 1~2cm 더 자란 느낌입니다. 주위에서 지난 해보다 더 큰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요."

부상 부위는 오른쪽 겨드랑이 안쪽, 잘 만질 수 없는 부분. 원래 공을 던지면 근육이 잘 뭉치는 편인데,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 캐치볼 때 팔이 잘 안 풀려 체크를 했는데 상태가 안 좋았다.

"지금은 거의 괜찮아요.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가고 있어요. 여기 처음 왔을 때는 통증이 조금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졌어요."

재활군에 내려온 지 3주가 됐다. 요즘 베이스간 거리 정도를 두고 캐치볼을 하고 있다. "세게 던지는 게 아니고 진짜 공을 던지는 정도로만 하고 있어요"라고 했다.

지난 3월 초 재활군에 들어와 한달 넘게 있었는데, 또 재활이다.

"다시 오면 안 되겠구나 생각했는데, 또 여기에 있네요. 답답하기는 한데 몸 상태가 좋아진 느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
낌이 들어 좋아요. 지난 번에 왔을 때 보다 훨씬 몸이 좋아요."

고졸 첫해 많은 게 달라졌다. 수업과 운동을 병행해야하는 고교시절과 달리 프로에선 야구에만 집중하니 좋다고 했다. 프로가 다르다는 건 마운드에서 강렬하게 체험한다.

"스트라이크 존이 다르고, 타자들의 반응이 달라요. 제가 잘 던졌다고 생각하는 공은 안 치고, 실투만 노려서, 실투하면 바로 맞아요."

두 명의 롤모델이 있다. 안우진과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

"우진이 형이 우리나라 최고 투수인 것 같아요. 구속도 빠르고 정확한 제구력에 확실한 변화구까지 있잖아요. 우진이 형 영상을 많이 보고있어요. 지난 번 서울 원정 경기 때 우진이 형이 밥을 사주셨어요. 많은 말씀을 해주셨어요."

한화 스프링캠프 때 류현진이 문동주 불펜피칭을 바로 뒤에서 지켜봐 화제가 됐다. 차원이 다른 선배처럼 되고 싶다. 캠프 땐 대선배와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다고 한다.

직업이 야구인 프로야구 선수. 막 첫발을 뗀 문동주는 야구가 재미있다고 했다. 굉장히 재미있다고 했다.

"결과가 안 좋으면 왜 그랬지 생각하게 돼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그냥 생각 없이 재미있게만 야구를 했는데 지금은 재미있게, 생각하면서 해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문동주는 오랫동안 이글스 에이스로 던져줘야할 자원이다. 구단 차원에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착실하게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선발투수는 매일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데 등판경기 만큼은 확실하게 책임지는 선수이고 싶어요."

한국프로야구가 문동주를 바라보고 있다.
서산=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재활중인 문동주가 롱토스를 하며 컨디션을 점검하고 있다. 서산=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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