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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선발 투수는 누구나 이닝을 자기 손으로 끝내고 싶어한다.
경기 후 "제 4연승 보다 팀의 4연패를 끊어 더 기분 좋고 의미있는 것 같다"는 소감이 이어졌다.
딱 하나 아쉬운 순간이 있었다. 2-0으로 앞선 6회초였다. 1사후 김지찬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2루 도루도 허용했다. 하지만 구자욱을 8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141㎞ 빠르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투구수 단 84구. 최소 한 이닝 정도 더 끌고 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벤치의 판단은 달랐다. 리딩히터 피렐라는 삼성 라인업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었다. 앞선 두 타석 범타로 물러났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이민호를 상대로 3타수2안타를 기록중이었다.
반면, 피렐라는 잠수함에 유일한 약점이 있는 타자. 좌-우 투수 모두 4할대 타율을 기록중이지만 잠수함을 상대로만 2할대 초반으로 약했다.
게다가 불펜 에이스 정우영은 22일 SSG전 이후 4일을 쉬었다. 잠실 키움과의 3연전에서 초반 실점을 하면서 등판 시점을 잡지 못했다. 경기 전 LG 류지현 감독은 "승기를 잡으면 휴식을 취한 필승조 불펜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예고한 터. 승부처에서 안 쓸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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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은 동점 홈런을 의식하며 풀스윙을 한 피렐라를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삼성 타선을 잠재운 여파는 컸다. 동점이나 역전을 기대했던 삼성 '불운남' 수아레즈가 맥이 빠졌다. 곧바로 6회 1사 1,2루에서 송찬의에게 적시타를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LG는 홍창기의 추가 적시타와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5-0을 만들며 승부를 갈랐다. 벤치의 결단이 안전한 승리와 4연패 탈출을 이끄는 순간이었다. 4연승으로 시즌 5승을 수확한 이민호로서도 아쉽지만 좋은 결과가 됐다. 한 템포 빠른 교체로 삼성 타선을 무득점으로 봉쇄한 것은 남은 2경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LG 류지현 감독은 "연패를 끊으려는 선수들의 의지가 강했고, 그 결과가 좋은 승리로 이어졌다"며 "오늘 이민호 선수의 4연속 승리투수는 더욱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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