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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억 선발 듀오 돌아와도 문제다...인천의 태양이 너무 뜨거워서 [인천 포커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2-05-15 17:33 | 최종수정 2022-05-17 13:07


1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 경기. 이태양이 투구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5.15/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박종훈-문승원이 돌아와도 문제네, 너무나 뜨거운 태양 때문에….

SSG 랜더스의 '120억원 듀오' 박종훈과 문승원이 복귀 채비를 갖추고 있다. 김원형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을 분위기다. 이태양 때문이다.

SSG는 지난해 선발 투수들의 줄부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토종 선발진의 축인 박종훈과 문승원이 동시에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이탈한 게 컸다. 두 사람은 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그 사이 큰 신분의 변화도 있었다. SSG는 박종훈에게 총액 65억원, 문승원에게 55억원을 안기며 비FA 장기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제 SSG는 건강하게 돌아와 힘차게 공을 던져줄 두 사람의 장밋빛 미래만 그리고 있다.

그리고 곧 현실화가 될 전망이다. 박종훈은 벌써 실전을 소화하고 있다. 6월 초 복귀 전망이다. 실전에서 공 80개를 문제 없이 던지면 올라온다. 문승원은 박종훈보다 조금 늦지만, 그 역시 6월 안에 돌아올 거란 계획엔 변함이 없다.

선발 2명이 돌아오면, 김광현까지 포함해 토종 선발 라인업이 갖춰진다. 그러면 나머지 선수들은 불펜으로 전환돼야 할 처지다. 그런데 너무 잘하니 문제다. 특히 이태양의 경우, 페이스가 매우 뜨겁다.

이태양은 15일 NC 다이노스전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경기가 9회 뒤집어져 승리가 날아갔을 뿐, 그는 제 역할을 120% 다했다.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도 선발로 등판해 이날과 똑같이 6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었다. 당시 4일 휴식 후 등판인 NC전을 위해 투구수를 87개에서 끊었는데, 이날도 6이닝 85구의 효율적 투구를 했다. 1주일 2번 등판도 가능한 내구성까지 보여줬다.

이태양의 올시즌 전망, 선수 입장에서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갔으나, 1경기만 던지고 나와야 하는 '시한부 선발'이었다. 페이스가 늦었던 김광현이 등판하면 불펜으로 가야했던 투수가 이태양이었기 때문.


하지만 이태양은 책임감 있게 자신의 첫 선발 등판이었던 4월 7일 KT 위즈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후 불펜에서 활약하다 노경은의 생각지 못한 부상으로 다시 선발로 승격됐다.

이게 뭐 어렵냐는 듯 3경기 연속 대활약이다. 지난 4일 한화 이글스전의 경우에도 5이닝 2실점으로 승리 요건을 갖췄었는데, 불펜진이 9회 역전 만루포를 허용하며 블론 세이브를 기록해 이태양의 승리가 날아간 경우다. 불펜이 날린 2경기에서 개인 승리를 챙겼다면, 올해 선발로 나선 4경기 모두에서 승리투수가 될 뻔 했다.

물론, 최근 불펜진의 힘이 많이 떨어졌다. 중간으로도 옮겨도 문제가 없는 이태양의 복귀를 학수고대할 수도 있다. 그래도 선발로 이렇게 잘하는 투수를 무작정 다시 보직 변경하는 것도 쉬운 선택은 아닐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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