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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이순간]정우영은 왜 최형우를 거르고 소크라테스와 승부했나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2-05-15 18:16 | 최종수정 2022-05-15 22:52


2022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LG 이정용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5.15/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갑자기 최형우 선배에게서 안타 맞는 게 연상이 됐다."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LG 트윈스전. LG 이재원이 역전 스리런포에 쐐기 솔로포를 터뜨려 최고의 히어로가 된 경기다.

이날의 결정적 포인트는 8회초였다. 2-5, 3점차에서 KIA가 2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고, 최근 가장 잘치는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타석이 이날 승부처였다.

LG는 8회초에 셋업맨 정우영이 나섰다. 최근 워낙 좋은 피칭을 하고 있어 쉽게 이닝을 끝낼 것 같았지만 아니었다. 1사후 2번 박찬호가 우전안타를 치고 나갔고, 3번 나성범이 볼넷을 골랐다. 4번 박동원의 3루수앞 땅볼 때 1루주자가 2루에서 포스 아웃돼 2사 1,3루.

이제 5번 최형우와의 대결. 그런데 정우영이 던진 초구가 몸쪽 깊숙히 빠졌다. 이후 공 3개를 연속해서 바깥쪽으로 뿌렸다. 모두 존을 벗어난 볼이었고 최형우는 4번째 공엔 사실상 볼넷임을 알고 칠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사실상의 고의4구였다. KIA는 이때가 가장 중요한 승부처임을 알고 박동원과 최형우를 대주자 박정우와 이창진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를 상대한 정우영은 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볼 3개를 연거푸 던지며 풀카운트에 몰렸다. 볼넷이면 밀어내기로 1점을 주게 되고 상대에게 흐름이 넘어갈 수도 있었다.

마지막 8구째 153㎞의 투심을 낮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뿌렸고, 소크라테스가 친 타구는 2루수 서건창 정면으로 굴러가 아웃.

정우영은 경기 후 최형우에게 볼넷을 내준 상황을 묻자 "던지는데 최형우 선배에게서 안타 맞는 장면이 연상이 됐다"고 했다. 이어 "나성범 선배나 최형우 선배는 공을 지켜보는 스타일이라 그보다는 공격적인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와 상대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 1,3루보다 만루가 더 편하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소크라테스는 이날 정우영을 상대하기 전까지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지만 전날까지 5월에만 타율 4할6푼8리의 엄청난 타격을 보여주고 있었다. 전날에도 동점 스리런포를 치며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그럼에도 정우영은 첫 상대인 소크라테스와의 승부에 자신감을 보였다. 마지막 공에 대해서는 "계속 공이 옆으로 빠지면서 볼이 돼 팔을 높여서 조금 떨어지는 공을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정우영은 "삼진 보다는 땅볼을 유도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정우영은 "팀에게도 중요한 상황이었지만 나도 그동안 잘던져왔었기 때문에 이번이 위기라고 봤다"면서 "잘 넘겨 다행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날 홀드를 기록한 정우영은 1승 9홀드를 기록했다. 18⅓이닝 동안 단 1실점. 평균자책점은 0.49로 떨어졌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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