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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더 잘할 거 같은데요?"
박병호(35·KT 위즈)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고, 이 중 2014년부터 2015년까지 KBO 최초 2년 연속 50홈런까지 달성했다.
'국민 거포'라는 별명을 붙을 정도로 최고의 홈런타자였지만, 세월의 직격탄은 피할 수 없었다. 2020년과 2021년 20홈런 이상은 날렸지만, 타율이 2할 초반으로 떨어졌다.
박병호도 타격폼을 바꿔보는 등 세월에 맞섰지만, 나이가 들면서 급격하게 기량이 떨어지는 '에이징 커브'라는 말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은 박병호에게 원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는 계약을 망설였다. 팀은 상징하는 거포였지만, 기량 하락에 고심했다.
KT 위즈가 박병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강철 감독은 "2021년만큼만 해줘도 된다"고 말했다. 118경기 타율 2할2푼7리 20홈런. 결국 3년 총액 30억원의 계약을 하고 박병호는 KT로 이적했다.
KT에 온 박병호는 완벽하게 부활했다. 29경기에서 타율 2할8푼2리 10홈런을 기록했다. 홈런 단독 1위. "지난해만큼 해주길"이라는 이 감독의 바람에 벌써 절반을 채웠다. 이제 "(지난해보다) 더 잘할 거 같다"라며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이 감독은 이어 "이기든 지든 점수를 내기 위해서는 큰 거 한 방이 필요한데 팀에 홈런 타자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박)병호 영입 이후 기대감이 생겼다"고 효과를 이야기했다.
지난 5일 롯데전에서는 만루 홈런으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고, 6일 두산전에서는 멀티 홈런을 쏘아 올렸다. 7일 두산전에서는 4-11로 끌려가던 9회초 스리런 홈런을 날리며 경기에 긴장감까지 불어넣었다.
3경기 동안 4홈런을 몰아치면서 박병호는 10홈런 고지를 밟았다. 역대 14번째 10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행진이다.
KT는 올 시즌 주포 강백호가 부상으로 시즌 전부터 빠진 가운데 외국인타자 헨리 라모스까지 시즌 초반 발가락 골절로 이탈했다. 강백호 박병호 라모스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기대했지만, 아직 한 경기도 '완전체'를 못 봤다.
이 감독은 강백호와 라모스가 돌아오는 6월 이후 더욱 강해질 박병호 활약을 기대했다. 이 감독은 "박병호의 페이스는 잘 가고 있는 거 같다. 박병호 앞·뒤로 타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겨내는 걸 보면 6월에 부상 선수들이 다 돌아오면 괜찮을 거 같다"고 밝혔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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