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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라면…" 타율 0.122→부활. 22세 GG 2루수 일?틸 한마디 [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4-19 22:56 | 최종수정 2022-04-19 23:51


2022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렸다.한화 정은원.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4.19/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내가 너같은 능력을 갖고 있다면, 너처럼 안한다. 더 자신있고 패기있게 할 거다."

생애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개막 이후 14경기에서 타율 1할2푼2리. KBO 10개 구단 주전 야수 중 꼴찌에서 2번째였다.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어느덧 프로 5년차.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짬'이 쌓였다.

그리고 증명했다. 한화 이글스 정은원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타수 3안타(3루타 1) 1타점으로 맹활약,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1회초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고 나갔고, 후속 타자들의 착실한 진루타와 희생플라이로 손쉽게 선취점의 주인공이 됐다.

3회초 잘 맞은 안타성 타구가 롯데 2루수 안치홍의 그림 같은 호수비에 막혔다. 하지만 5회초 굴하지 않고 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 회복을 입증했고, 8회초에는 3루주자 이성곤을 불러들이는 1타점 3루타로 모처럼 장타력까지 뽐냈다. 이날 한화가 물흐르듯 무난한 승리를 거두는데 1등 공신이었다.

경기 후 만난 정은원의 표정에도 미소가 가득했다. 정은원은 "이겨서 너무 좋다.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못하고 있었는데, 조금씩 감을 찾는 것 같다"며 기뻐했다.

정은원은 스스로를 가리켜 '슬로우스타터 기질이 있다'고 표현했다. 지난해의 경우 4월에는 타율 2할7푼3리, OPS(출루율+장타율) 0.791을 기록한 반면 5~7월 3할 타율을 잇따라 기록하며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그 상승세를 타고 기어코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쥔 것.


2022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렸다. 8회초 2사 3루 한화 정은원이 1타점 3루타를 치고 세이프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4.19/

그는 "아예 기분이 괜찮았다고 하기엔 너무 못했지 않나. 그래도 걱정을 크게 하진 않았다. 자신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면서 "좋은 생각 많이 하고,연구도 많이 했다. 그러면 반드시 올라온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스스로를 되새겼다.

특히 '내가 너 같은 타격 능력을 갖고 있으면 너처럼 안한다. 좀더 자신있고 패기있게 하라'는 질타를 가장한 수베로 감독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

데뷔 때부터 남다른 선구안으로 주목받았던 정은원은 지난해 4할 출루율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터뜨렸다. 하지만 올해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걸림돌이 된 걸까.

정은원은 "개막전에 3안타 치고 굉장히 자신있게 출발한게 오히려 독이 된 것 같다. 조급해지면서 차분함을 잃었다. 뭐가 문제일까, 해결책이 안보였다"면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차분하게 하니까 좋은 결과를 냈다. 이게 잘될 때 느낌이구나 싶다. 신이 난다"며 미소지었다. 1회 첫 득점을 올린 뒤엔 평소보다 한층 격한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솔직히 투수 선배님들께 죄송스러웠다. 타율이 1할 2푼이었는데, 더 내려갈 곳도 없었지 않나.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싶다. 미안했던 만큼 잘해보겠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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