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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닝 10K' 암흑기 포수→사직 닥터K! 무기력 패배 속 희망찾은 '인생투' [부산리포트]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4-08 20:46 | 최종수정 2022-04-08 21:52


롯데 나균안이 숨을 고르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3.24/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선발투수가 1회를 채 채우지 못하고 무너졌다. 하지만 대체 선발투수의 놀라운 역투에 희망도 움텄다.

8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는 홈개막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1대6으로 완패했다.

타선은 두산 선발 로버트 스탁의 구위에 눌렸다. 최고 157㎞의 직구를 앞세운 스탁의 호투에 찬스 때마다 병살타와 내야 땅볼이 나오며 흐름이 끊겼다.

마운드는 마운드대로, 선발투수 이승헌이 ⅔이닝만에 4실점 후 교체되는 굴욕을 당했다. 이승헌 개인으로선 생애 최소 이닝 선발 교체다. 선발의 조기 강판을 그리 즐기지 않는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지만, 안타와 볼넷, 적시타, 1타점 2루타, 희생플라이로 4점을 내준 뒤 다시 볼넷을 허용하자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 1회 투구수 34개만의 강판.

이 와중에 '포수 출신 투수' 나균안의 깜짝 호투가 홈개막전을 찾은 롯데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주전 포수를 다툴 때의 나이가 고작 21세. 3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24세에 불과한 젊은 선수다.

나균안은 이날 5이닝 동안 5안타 2실점 10K로 역투, 홈개막전을 맞아 사직구장을 찾은 8941명의 롯데 팬들에게 위안이자 볼거리가 됐다.

나균안은 이승헌에 이어 등판, 장승현을 삼진 처리하며 가까스로 길었던 1회를 마쳤다. 하지만 2회 페르난데스와 김재환에게 2루타를 내주며 1점, 3회 안재석의 2루타와 강승호의 내야안타, 박계범의 내야땅볼로 1점을 내줬다.

하지만 그 사이 슬금슬금 삼진이 쌓였다. 2회 김인태 양석환, 3회 장승현이 나균안 삼진의 제물이었다.


롯데 나균안. 연합뉴스

4회부터는 삼진 행진이 한층 노골적으로 바뀌었다. 4회 김인태 페르난데스, 5회 김재환 강진성 강승호를 잇따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6회에는 다시한번 장승현에게 삼진을 잡아냈다. 장승현은 이날 나균안에게만 3타수 3삼진을 당했다.

나균안은 6회 2사 후 김인태에게 1루 강습 안타를 허용하고 김대우와 교체됐다. 총 20명의 타자 중 절반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투구수는 82구.

직구 최고 구속은 145㎞에 불과했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포크볼, 커터까지 곁들인 다양한 변화구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완급조절, 정교한 제구력이 돋보였다.

'포수' 나균안은 롯데가 창단 이래 첫 10위를 기록한 2019년, 팬들의 가슴을 답답케 했던 장본인이다. 하지만 투수로 전향한 뒤론 안정감 있는 투구로 선발 한자리를 노리는 선수가 됐다.

롯데는 이날 경기에 앞서 김진욱이 컨디션 이상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이승헌마저 부진하며 선발진에 구멍이 뚫렸다..

그나마 글렌 스파크맨이 오는 10일 복귀 예정인 점이 천만다행이다. 박세웅을 제외하면 확실한 국내 선발은 없는게 현재 롯데의 상황.

대체 선발투수는 다른 선발이 일찍 무너질 경우 롱맨을 겸한다. 하지만 선발투수가 난조로 1회조차 채우지 못한 상황. 대량 실점한 어려운 분위기, 갑작스런 등판에도 놀라운 안정감을 뽐냈다. 차후 선발 발탁을 노려보기에도 충분한 성과, 희망이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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