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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놀란 150m 장외홈런의 열일곱 소년장사, 해병대 출신 터미네이터로 돌아왔다[SC핫플레이어]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2-02-24 01:33 | 최종수정 2022-02-24 04:41


2017년 장안고 시절 청룡기고교야구 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이성원.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한화 포수 이성원(23)은 고교 시절 소년장사였다.

만 열일곱이던 지난 2017년 겨울 미국에 초청을 받아 태평양을 건넜다. 텍사스에서 열린 제3회 내셔널 파워 쇼케이스 참가를 위해서였다.

장외 홈런성 타구를 펑펑 날리던 이성원은 495피트(약 150.88m)의 대형홈런으로 롱기스트상을 받았다. 서양선수들에게도 뒤지지 않는 파워임을 입증한 소년 장사.

장안고를 졸업한 그는 2018년 2차 6라운드로 한화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단했다.

슬러거형 대형 포수로의 성장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입단하자마자 가능성을 보였다. 신인 시절이던 2018년 퓨처스리그 46경기에서 기록한 18개의 안타 중 절반이 넘는 11개가 장타(5홈런, 2루타 5개, 3루타 1개)였다. 타율은 0.194에 그쳤지만 장타율은 0.430에 달했다.


2017년 2017년 참가한 파워 쇼케이스 홈런더비에서 150.88m로 롱기스트 주인공이 된 이성원.
출처=온리원이글스 화면캡처
2년 차인 2019년을 실망스럽게 보낸 이성원은 시즌 후 해병대에 입대했다.

훈련량이 많은 군 생활 동안 불필요한 군살은 빼고 근육을 키웠다. 1m85의 키에 114kg에 달할 만큼 탄탄한 터미네이터 몸으로 복귀한 그는 전역 후 첫 캠프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거포 본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일찌감치 주어졌다.

대전에서 시작된 2차 캠프 부터 내야수 김인환과 함께 콜업됐다. "좌-우 대타감을 추천해달라"는 수베로 감독의 요청에 따라 최원호 퓨처스리그 감독이 오른손 대타감으로 추천한 선수. 팀 타선에 부족한 장타력을 보완해줄 거포형 타자다.

최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이성원은 올라오자 마자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3회 두번째 타석에서 김규연의 패스트볼을 당겨 좌월 3점포를 쏘아올렸다. 팀 내 청백전 첫 홈런.

정타가 아니었음에도 타구는 외야 상단까지 큼직하게 비행했다. 주위에서 모두 놀랄 정도의 괴력이었다.

본인조차 홈런을 인지하지 못했다. 경기 후 "타구를 놓쳐 홈런인 줄 모르고 빠르게 달리다 그라운드에 공이 떨어져 있어서 심판님께 물어보니 홈런이라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워낙 강하게 외야 관중석을 때리는 바람에 공이 튕겨 그라운드로 다시 돌아왔다.

이성원은 "어제 경기와 오늘 첫 타석까지 타이밍이 좀 늦어서 직구 타이밍을 빠르게 잡고 있었다. 결과가 안 좋아도 자신 있게 돌리자고 한 게 홈런으로 이어졌다"며 웃었다.

이성원은 "경기 전에 김남형 코치님이 고교 시절 해병대 캠프에 다녀오셨다면서 군가를 불러달라 하시기에 '팔각모 사나이'를 불렀다"고 말했다. 타격코치의 기 살려주기에 해병대 정신으로 화답한 셈. 한방이 부족한 한화 타선의 귀한 오른손 거포로 깜짝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선구안 등 정교함을 보완해야 하지만 파워 하나는 리그 어느 선수에도 꿀리지 않는 슬러거. 한방이 필요할 때 대타 요원이나 지명타자로의 활용도가 점쳐진다.

한화 타선의 파괴력을 높여줄 미래의 4번타자 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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