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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난 시즌 KBO리그의 전체 타율은 2할6푼이었다. 10개구단 체제가 들어선 2015년 이후 최저 타율이자 2012년 2할5푼8리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했다. 3할 타자는 겨우 13명 뿐이었다. 한화 이글스는 3할 타자를 배출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볼넷이 폭발했다. 5892개의 볼넷이 나왔다. 경기당 8.2개의 볼넷이 나온 것. 이는 2020년의 5314개(경기당 7.4개), 2019년의 4749개(경기당 6.6개), 2018년의 4622개(경기당 6.4개)와 비교하면 확실하게 늘어난 수치다.
KBO 허 운 심판위원장이 전지훈련 중인 10개 구단을 찾아가 설명회를 가져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프런트에 바뀌는 새 스트라이크존을 숙지하도록 했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는 분명히 투수에게 유리하고 타자에겐 불리한 측면이 있다. 제구가 좋으면서 구위도 좋아야 했지만 이젠 제구력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구위가 좋은 투수가 볼넷에 대한 두려움없이 공을 뿌릴 수 있게 됐고, 구속이 낮더라도 제구력이 좋으면 넓은 스트라이크존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현재로선 타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얼마나 떨어질지는 몰라도 예전의 타고투저 시대처럼 연속 안타가 나와 5점 이상의 빅이닝이 나올 확률이 줄어들게 됐다.
새로운 시대가 오게 되면서 그동안 조금 홀대를 받았던 거포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타율이 떨어지게 되니 정확성이 좋은 타자가 더 각광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점수를 쉽게 뽑을 수 없게 되기 때문에 한방에 의한 득점을 허투루 볼 수 없게 됐다. KIA 타이거즈의 황대인이나 삼성 라이온즈의 김동엽 등 타율이 조금 낮더라도 한방을 쳐줄 수 있는 타자가 상대팀에게 더 위협을 줄 수 있다.
새 스트라이크존이 올시즌 KBO리그의 트렌드를 어떻게 바꿔 놓을까. 그 여파가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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