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은 무기" 39세+초고속승진. '준비된 원클럽맨' 문규현 수석의 속내 [김해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2-03 16:10 | 최종수정 2022-02-03 16:11


인터뷰에 임한 문규현 수석코치. 39세에 코치 경력 3년차. 선수 출신 코치 중에는 KBO 역사상 최연소 수석코치다. 김영록 기자

[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젊음도 무기다 싶다. '프랜차이즈'가 내게 어울리는 수식어는 아닌 것 같고, '원클럽맨' 대우를 받은게 아닐까."

코치 경력 2년, 올해 나이 39세의 젊은 수석코치가 탄생했다.

지난해 최현(34·행크 콩거) 코치에 이어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또한번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은퇴하고 코치로 일한지 2년밖에 되지 않은 문규현 수비코치를 수석으로 지명했다.

문 수석은 3일 김해 스프링캠프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그는 "이런 관심을 받아보는 건 처음이다. 젊은 나이에 수석코치라니 솔직히 부담도 되고, 신기하다"며 웃었다.

KBO리그 최연소 수석코치는 김창현(37) 키움 히어로즈 수석코치다. 다만 김 수석은 프로 경험이 없다. 선수로서 활약하다 은퇴한 뒤 코치생활로 접어든 사람 중엔 문 수석이 최연소다.

이미 서튼 감독은 퓨처스 시절부터 문 수석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선수들과의 소통과 인화를 중요시하는 서튼 감독의 속내와 잘 맞는 인물. 그는 전날 문 수석에 대해 "2년반 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며 신뢰할만한 관계를 쌓았다. 우리 시스템을 잘 이해하는 코치"라고 소개했다.

문 수석은 "그때도 감독님께서 '당신의 꿈은 코치 아니고 최종적으론 감독 아니냐. 미리 준비해둬라'라는 말씀을 하셨다"면서 "최종 통보를 받은 건 1월 중순이다. 처음 들었을 땐 머리가 하얘지더라"라고 회상했다.


문규현 수석코치.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젊은 것도 확실히 무기라는 걸 느꼈다. 아무래도 선수들과의 소통에 강점이 있지 않나. 작년에 최현 코치를 보고, 또 감독님 말씀을 들으며 많이 배웠다. 그래도 막상 수석이 되고 보니 할 일이 정말 많다. 전엔 선수들과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얘기를 했는데, 수석이 되니 머리 쓸 일이 많아졌다. 말 한마디 선택도 조심스럽다. 한국 코치진과 미국 코치진, 감독님과 선수들 사이의 소통을 적극 돕겠다."


문 수석은 최고참 이대호(40)보다 1살 어리다. 전준우(36) 정 훈(35) 등 현역 시절 동료들도 여전히 선수로 뛰고 있다.

첫 코치 부임 당시 '친구 같은 코치가 되겠다'던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다. 팀에 애착이 큰 베테랑들과의 소통에는 자신있다. 그는 "아직 형이라고 부르는 선수들이 있다. 날 편하게 생각하고 다가와주길 바란다. 이대호 선수가 온다고 해도 이런 모습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내가 정말 좋아했다. 작년에 돌아가신 장모님이 더 기뻐하셨을 텐데"라며 안타까운 그리움도 내비쳤다.


문규현 수석코치.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에는 코치 생활 26년차 김평호 1군 주루코치(59)도 있다. 문 수석에겐 초중고 직속 선배이자 이미 2017년 NC 다이노스 수석코치를 경험한 진짜 베테랑이다. 임경완 불펜코치(48) 또한 대선배다. 문 수석은 "선배 코치님들이 계신가 하면, 나경민(31) 백어진(30)처럼 젊은 코치들도 있다. 나이로 따지면 내가 딱 중간 아닌가. 내가 김 코치님한테 배우면, 나 코치나 백 코치도 자동으로 도움이 된다"며 웃었다.

선수 시절 포지션은 유격수다. 마침 롯데의 올시즌 최대 과제도 마차도가 빠진 유격수다. 이학주와 김민수, 배성근 등이 경쟁할 전망.

"이학주는 아직 낯가림이 심한데, 그 벽을 빨리 깨는게 내 역할인 것 같다. '배민 콤비'는 코치 입문 때부터 함께 한 선수들이다. 경쟁은 팀에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낸다. 선수들이 먼저 다가오는게 내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우선은 시범경기까지 잘 이끌어보겠다."


김해=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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