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은 기념배트&15년 전 첫 안타공 내놓습니다"…16호 사이클링히터의 '깜짝 경매'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01-09 00:33 | 최종수정 2022-01-09 08:01


오재원 SNS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평생에 한 번밖에 없는 첫 안타공. 마지막 한 자루밖에 남지 않은 기념배트까지 과감하게 내놓았다. 오재원(37·두산 베어스)이 깜짝 경매 기부 행사를 진행한다.

오재원은 9일 자신의 SNS에 배트 한 자루와 야구공 사진과 함께 경매를 진행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오재원에게는 '야구 인생사'가 담긴 애장품이다.

오재원은 2003년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전체 72순위)로 두산에 지명돼 2007년 입단했다. 빠른 발을 바탕으로 내야 유틸리티 선수로 나섰던 그는 특유의 센스를 앞세워 주전 2루수로 올라섰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상대팀에게는 만나기 싫은 선수로 꼽히기도 했지만,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 한일전에서 화끈한 배트플립을 보이는 등 '우리 팀이면 최고'인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 시즌 막바지까지 2016년 1년을 제외하고는 주장을 맡은 그는 선수단을 하나로 묶으면서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숨은 공로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 시즌 45경기 출장에 그치며 타율 1할6푼7리에 그쳤던 그는 다시 한 번 반등을 위해 2018년 데뷔 첫 3할(0.313) 타율을 함께 만들어냈던 덕 레타 코치를 찾아 구슬땀을 흘렸다. 레타 코치는 저스틴 터너(LA 다저스)의 전성기를 함께 이끈 코치로도 유명하다.


첫 안타공(위)-사이클링히트 기념배트(아래). 오재원SNS
한국으로 돌아왔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자가 격리에 들어갔고, 지난 7일 자가격리 해제 전 PCR 검사를 받았다.


검사를 받고 돌아온 그는 곧바로 나눔의 의지를 불태웠다. 이번에는 야구 인생 첫 발부터 화려했던 순간이 담겼던 애장품을 기꺼이 내놓았다.

그동안 오재원은 꾸준하게 기부 활동을 이어왔다. 2016년 저소득 소외계층 아동 및 청소년을 위해 5000만원을 기부하고, 이후에도 유기견을 위한 기부 행사를 열기도 했다.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기념 배트는 일찌감치 1000만원을 넘어섰고, 기념구 또한 3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오재원의 첫 안타는 2007년 6월 24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당시 오재원은 데뷔 첫 안타와 함께 멀티히트 경기를 펼쳤다. 아울러 2014년 5월 2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역대 16호 힛 포더 사이클을 기록했다.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친 오재원은 홈런-2루타-2루타-3루타를 차례로 기록하면서 역대 16번째 힛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히트)을 기록했다.

개인적으로도 의미있는 물건들. 오재원은 "PCR 검사를 다녀오면서 추운데 인도지휘하는 분들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1자루 남은 힛포더사이클 기념배트와 빛바랜 글씨체에서 보듯 2007년 데뷔 첫 안타공을 경매에 내보려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렇게 팔면 후회하지 않을 거 같나'라는 우려도 있었다. 이에 오재원은 "파는 것이 아닌 기부하는 것"이라며 "배트와 공은 내 마음 속에 있어서 괜찮다"고 답했다.

오재원은 "DM(SNS 다이렉트 메시지)으로 낙찰가를 제시해주시면 총 낙찰가와 전달하는 순간까지 모든 순간을 SNS에 남기도록 하겠다. 많은 참여 부탁한다"라며 "경매 11일 자정까지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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