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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선수는 남고 싶어한다. 구단도 남게 하고 싶다. 다만 양측의 의견 차이가 적지 않다.
래리 서튼 감독은 2021시즌 중 롯데 자이언츠의 장점에 대해 물으면 항상 '베테랑 리더십'을 언급했다. 이대호(40)를 시작으로 '캡틴' 전준우(36)를 거쳐 안치홍(32)까지 이어지는 팀의 핵심 선수들이다.
이어 베테랑의 가치에 대해서는 "부진을 겪더라도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찾아 교정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부진의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시즌이 끝나고 보면 자신의 평균치로 돌아오는 능력이 있다. 경기 중 벌어지는 상황에 쉽게 당황하지 않고, 경기 중 승부를 걸어야하는 순간을 안다" 등을 꼽았다.
베테랑은 타선의 핵심이자 선수단 케미의 중심이다. 때문에 인정받는 베테랑을 팀의 중심에 두고, 여기에 가능성 있는 신예를 더해가는데 올바른 리빌딩의 방식이다.
만약 정 훈이 롯데를 떠난다면 어떻게 될까. 손아섭마저 없는 롯데에서 '베테랑 리더십'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당장 이대호는 올해가 마지막 시즌이다. '캡틴' 전준우의 두 어깨가 너무 무거워진다.
올겨울 시장에 나온 FA 15명 중 14명이 계약을 마친 상황. 이제 남은 선수는 정 훈 1명 뿐이다. 올시즌 14명의 FA 시장 총액은 971억원에 달했다. 정 훈이 만약 29억원 이상의 계약을 받아낸다면, 1000억을 채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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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롯데 역시 손아섭이 떠난 이상, 정 훈과의 계약이 절실하다. 정 훈이 떠날 경우 롯데 1루 자리는 전준우와 이대호, 나승엽 등이 맡게 될 예정이다. 그중 나승엽은 올해 3월 상무 추가 선발에 지원할 가능성도 높다.
타선의 치명적인 약화를 피할 수 없고, 수비에서도 큰 구멍이 뚫린다. 또한 마차도 대신 김민수와 배성근이 한동희와 호흡을 맞출 3유간에서의 송구 처리를 정 훈만큼 잘 해줄 선수는 롯데 팀내에 없다. 지난해 1루수 포지션에서 정 훈의 실책은 단 1개. 리그 주전 1루수 중 가장 적다.
롯데 구단과 정 훈 측의 시선 차이가 관건이다. 비록 지난 시즌 타율 2할9푼2리 14홈런 7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8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정 훈은 꾸준한 커리어를 지닌 선수가 아닌데다 올해 35세의 노장 내야수다. 롯데 측이 큰 금액을 제시할 가능성은 낮다. 또한 정 훈은 보상선수가 필요없는 C등급 FA인데다, 1억 5000만원의 보상금이면 영입이 가능하다.
정 훈에겐 선수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 FA다. 때문에 정 훈은 FA 협상에 자신이 개입하지 않고 철저하게 에이전트에게 일임한 상태다. 팀의 간판이었던 나성범 박건우 손아섭 박병호가 이적하는 마당에, 정 훈의 갑작스런 이적이 이뤄진다 해서 놀랄 일은 아니다.
올 시즌 FA 시장 총액은 971억 원으로 KBO리그 역대 최다액을 달성했다. 유일하게 남은 FA 정훈이 29억 원 이상의 계약을 체결할 경우 사상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하게 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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