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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올 한해 롯데 자이언츠가 거둔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는 딕슨 마차도(28)와의 계약이다.
올 시즌 144경기에 모두 출전한 마차도는 타율 0.280(486타수 136안타), 12홈런 67타점, 출루율 0.356, 장타율 0.422의 성적을 남겼다. 흔히 '거포'에 맞춰진 외국인 타자를 향한 잣대엔 미치지 못하는 수준. 그러나 그의 진정한 가치는 수비에서 발휘됐다. 외야로 흘러나가는 타구를 귀신같이 걷어내 아웃카운트로 연결하며 여러 번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런 마차도의 활약은 '통곡의 벽'이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을 정도였다.
새 시즌에도 마차도는 롯데 내야의 핵심으로 꼽힌다. FA 이대호와 올 시즌 부진했던 2루수 안치홍의 플래툰 자원이 안갯속인 가운데, 3루수 자리에 한동희-김민수의 경쟁 체제가 예상되는 상황. 자칫 안정감이 흔들릴 수도 있는 내야 수비의 중심을 잡기 위해선 한 시즌을 뛰며 동료 및 리그 특성을 파악한 마차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활약 여부에 따라 마차도가 롯데 역대 최고의 유격수로 발돋움하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체력 보강은 새 시즌 마차도의 활약을 가를 숙제로 꼽힌다. 시즌 초중반까지 꾸준한 타격을 보여주던 마차도는 8월 이후 체력부담 속에 완연한 하강 곡선을 그린 바 있다. 출전 의지가 워낙 강력했지만, 부족한 체력 탓에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실책이 늘어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한 바 있다.
'2년차 징크스' 역시 마차도가 극복해야 할 과제. 한 시즌을 경험하면서 얻은 안정감이 느슨함이라는 독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은 경계해야 한다. 더 집요해질 수밖에 없는 상대 투수들의 견제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활약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다. 마차도에 앞서 '수비형 외인'으로 호평 받던 앤디 번즈가 두 번째 시즌 무너졌던 것은 마차도에게 반면교사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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