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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스토리] '스물여섯' 강승호, '인생 3막! 다시 얻은 소중한 기회'

송정헌 기자

기사입력 2020-12-19 00:01 | 최종수정 2020-12-19 08:30


2013 프로야구 신인선수 지명회의에서 LG에 지명된 강승호(왼쪽)와 2018년 SK 유니폼을 입고 있는 강승호.

[스포츠조선 송정헌 기자] 두산이 FA로 이적한 최주환의 보상 선수로 SK 강승호를 지명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두산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SK로 이적한 최주환의 보상 선수로 SK 내야수 강승호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강승호는 2013년 LG 트윈스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한 유망주였다. 하지만 LG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고 2018 시즌 SK 문광은과 트레이드로 SK로 이적하게 됐다. 시즌 중반 SK로 이적한 강승호는 이후 73경기에서 타율 3할 2푼 2리로 활약하며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데 일조했다.
2018년 두산과 한국시리즈 6차전. SK 강승호가 4회초 2사 1루에서 좌월 투런홈런을 날렸다.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강승호.
이후 꽃길만 걸을 거 같았던 강승호의 야구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 2019년 4월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도로 분리대를 들이받는 음주운전 사고를 낸 것이다. 사고 피해자는 없었지만 혈중알코올농도 0.089%로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음주운전 사고를 숨기다 뒤늦게 구단에 고백한 강승호는 음주운전 사실을 감추려 한 사실까지 밝혀지며 그에게 기대한 팬들까지 실망하게 했다.

SK 구단은 임의탈퇴로 엄중한 처분을 내렸고, KBO로부터도 9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음주운전 사고 경력이 있는 강승호를 뽑은 두산은 최주환을 대신할 야구 자원을 얻었지만 팬들의 원성을 살만한 분명 부담스러운 선택을 했다.

강승호 본인도 임의탈퇴 기간 동안 여러 봉사 활동을 열심히 이어가며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모습을 보여줬으나 팬들은 음주운전을 한 선수를 쉽게 용서하지 않는다. 팬들은 야구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야구 외적으로 문제가 생긴 선수에게는 절대 관대하지 않다.

1년이 지난 올해 임의탈퇴 해제 후 다시 야구에만 전념하고 있는 강승호에게 두산은 새로운 기회를 준 샘이다.

강승호는 아직 어린 스물여섯이다. 어린 날 크나큰 잘못으로 야구 인생이 끊어질 수 있었으나 그의 야구 능력을 높이 산 여러 야구인들의 노력으로 다시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됐다.


강승호는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팬들의 마음까지 얻은 것은 아니다. 앞으로 성실하고 꾸준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어느 순간 팬들의 마음까지 얻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2013 프로야구 신인선수 지명회의에서 9개 구단 1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들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넥센 조상우, KIA 손동욱, NC 윤형배, LG 강승호, NC 이성민, 장현식, 한화 조지훈, 삼성 정현, 두산 김인태, 롯데 송주은.



강승호는 2013년부터 2018년 전반기까지 LG 유니폼을 입고 뛰었으나 기대에 비해 뛰어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2018 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4회초 2사 1루에서 SK 강승호가 두산 이영하를 상대로 좌월 투런홈런을 날리고 있다.


2019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경기에서 11회말 1사 1, 2루에서 SK 강승호가 끝내기 안타를 친 후 동료들을 향해 환호하고 있다.


11월 SK행복드림구장에서 진행된 마무리훈련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미팅을 갖고 있는 강승호.
야구 인생 3막! 이제는 야구뿐이다. 성실하게 다시 뛴다면 돌아선 팬들도 언젠가는 그를 다시 인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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