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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그로리그' 품은 메이저리그, 차별의 역사를 바로잡다...마지막 4할타자는?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12-17 08:08


메이저리그(MLB)가 20세기 중반 성행했던 니그로리그를 메이저리에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니그로리그 선수들을 모실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20세기 중반 상당한 수준의 실력을 유지했음에도 외면받았던 흑인 리그가 미국 야구 주류 역사와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메이저리그(MLB)가 1920~1948년까지 존속했던 니그로리그를 메이저리그에 편입하기로 했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17일(한국시각) 성명을 통해 "야구를 사랑하는 우리 모두는 니그로리그가 불의에 맞서 최고의 선수들을 내세워 혁신과 승리의 영광을 이뤘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공식 기록의 범위에 니그로리그 선수들을 모셔올 수 있게 돼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니그로리그는 7개의 리그로 운영됐다. 니그로 내셔널리그(1920~1931년), 디스턴 칼라리그(1923~1928년), 아메리칸 니그로리그(1929년), 이스트웨스트리그(1932년), 니그로 서던리그(1932년), 니그로 내셔널리그2(1933~1948년), 니그로 아메리칸리그(1937~1948년) 등으로 나뉘어 29년간 존속됐다. 니그로리그는 1969년 '야구기록 특별위원회'가 메이저리그의 기원을 1876년으로 잡으면서 이후 6개 리그만을 인정할 당시 제외됐다. 인종 차별 정서가 아직 가시지 않던 시절이다.

MLB.com은 '35명의 명예의 전당 회원을 배출한 니그로리그가 이번 MLB의 조치로 조시 깁슨, 오스카 찰스턴과 같은 니그로리그 전설들이 메이저리그에 편입됨으로써 그들이 살아오면서 받은 부당한 차별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MLB의 이번 결정은 2006년 니그로리그 연구자들과 작가들 단체가 내놓은 '국립야구 명예의 전당과 박물관'이라는 연구 결과를 참고로 이뤄졌다. MLB와 통계업체인 엘리아스 스포츠뷰로는 후속 작업으로 니그로리그 편입에 따라 메이저리그 공식 기록들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를 놓고 검토에 들어갔다.

현재 남아 있는 자료에 따르면 니그로리그에는 약 3400명의 선수들이 활약했다. 그들의 기록이 기존 메이저리그 기록에 포함되는 것이다. 니그로리그에서 활약한 뒤 메이저리그로 옮긴 윌리 메이스, 몬테 어빈, 사첼 페이지 등 일부 선수들의 기록도 당연히 바뀐다. 메이스의 경우 1948년 니그로리그에서 16안타를 쳐 개인통산 안타가 3283개에서 3299개로 늘어나고, 뉴욕 자이언츠에서 메이스와 함께 뛴 어빈은 통산 타율이 2할9푼3리에서 3할4리로 높아지게 됐다. 페이지의 통산 승수도 니그로리그에서 최소 146승을 올렸기 때문에 기존 28승에서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됐다.

또한 조시 깁슨이 1943년 올린 타율 4할4푼1리는 역대 최고 타율이자 마지막 4할 타율로 인정받게 된다. 종전 역대 시즌 최고타율은 1894년 휴 더피가 기록한 4할4푼이고, 마지막 4할 타자는 1941년 4할6리를 때린 테드 윌리엄스다. 아울러 니그로리그 최고의 거포였던 깁슨은 800개 이상의 홈런을 때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객관적인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공식 확인된 238개만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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