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플레이어]"삼성으로 온 이유" 삼재일, 우상의 무대에서 우상을 떠올리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0-12-15 13:12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오른쪽 외야 뒷편에 새겨진 이승엽의 그림. 오재일의은 자신의 우상이자 롤메델을 향해 홈런포를 쏘아올린다는 각오다.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 오른쪽 펜스 너머 축대벽에는 영구결번 36번의 주인공 이승엽의 그림이 새겨져 있다.

'삼재일'로 변신한 오재일(34)의 시야에 들어올 우상의 얼굴. 타깃이 생겼다. 그 방향으로 홈런포를 펑펑 쏘아올린다는 각오다.

오재일이 푸른색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14일 4년간 계약금 24억원, 연봉 합계 22억원(6억원+6억원+5억원+5억원), 인센티브 합계 4억원(매년 1억원씩) 등 최대 총액 50억원의 조건에 사인했다. 2017년 11월 강민호와의 계약 이후 약 3년만의 삼성 라이온즈가 단행한 외부 FA 영입.

삼성은 거포 1루수 영입을 통해 수 년간 발목을 잡았던 중심 타선의 화력을 강화했다.

새로 영입할 외국인 타자, 구자욱 김동엽 이원석 강민호 등 기존 거포와의 시너지를 통해 폭발력 있는 타선 구축이 가능해 졌다. 타선 지원 부족으로 인한 마운드 과부하도 줄일 수 있게 됐다.


삼성 유니폼을 입은 오재일(오른쪽). 원기찬 사장으로부터 갤럭시Z 폴드2 휴대폰을 전달받는 모습.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삼성이 수년간 기다려온 해결사의 등장.

팀 안팎의 기대가 폭발적이다. 융숭한 대접 속에 푸른 유니폼을 입은 본인도 잘 알고 있다.


오재일은 입단식 후 이어진 구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홈런, 타점 등 공격력에서 많은 기대를 하시는 것 같다. 수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공-수 양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서 삼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우상인 이승엽의 기운이 가득찬 새로운 홈 그라운드. 약속의 땅이다.

오재일은 올 시즌 라이온즈파크에서 0.389의 고타율과 4홈런(최다), 10타점에 7개의 2루타를 기록했다. 안방으로 쓰던 잠실보다 홈런 수가 많다. 라팍 장타율은 무려 1.056, 출루율은 0.478에 달한다.

라팍 외야 너머에 새겨진 이승엽은 '50억원의 사나이' 오재일의 현재를 만들어준 정신적 이정표였다.

2005년 현대 유니콘스에 2차 3라운드 24순위의 평범한 선수로 프로 입문 후 15년 만에 최정상 특급선수로 우뚝 선 오재일. 그가 걸어온 길의 이정표에는 롤모델 이승엽이 있었다. 두산에서 36번을 달고 뛴 이유이기도 했다.

오재일은 입단식 후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좋아하는 롤모델인 이승엽 선배님의 뒤를 따르게 됐다는 점도 삼성을 선택한 이유중 하나였다"고 고백했다. 이승엽의 영구결번 36번을 달지 못하는 데 대해 그는 "당연한 일"이라며 "다른 번호를 달고도 이승엽 선배님 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면 그 번호 역시 이승엽 선배님의 36번 처럼 좋은 번호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우상의 무대에 첫 걸음을 내디딘 오재일. 아주 특별한 동기부여가 하나 더 생긴, 이제는 '삼성맨' 오재일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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